[클래식]빈의 명소 '조피엔잘' 화재로 뼈대만 남아

  • 입력 2001년 8월 26일 18시 28분


오스트리아 빈의 유서 깊은 콘서트홀 ‘조피엔잘’이 17일 화재로 소실돼 음악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조피엔잘’은 19세기에 건립돼 요한 시트라우스 부자(父子)의 왈츠 연주장으로 사랑받았던 곳. 음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이 홀은 1950∼60년대 카라얀, 뵘, 솔티 등 대지휘자들의 레코딩 장소로 애용되기도 했다. 게오르그 솔티가 데카사에서 발매, 현대 레코딩 역사의 이정표로 불리게 된 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전곡 음반도 이 곳에서 녹음됐다.

17일 저녁 리허설 중이던 악단원들이 화염을 발견한 뒤 급히 대피해 사상자는 없었으나 불은 밤새 타올라 다음날 아침에야 잦아들었다. 현재 건물은 외벽만 간신히 남아있는 상태. 화려한 홀 내부의 자취는 찾아볼 수 없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빈 시 당국은 ‘조피엔잘은 개인 소유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시 차원의 복구계획이 없다’면서 ‘민간주도의 복구위원회가 결성될 경우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