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 방영된 ‘엄마…’는 암 선고를 받은 어머니와 딸의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그렸다. TV드라마에서는 나문희와 양정아가 각각 어머니와 딸로, 이성재가 딸의 남자로 출연했다. 연극에서는 남성 출연자 없이 어머니와 두 딸이 등장하는 것으로 설정됐다.
무엇보다 2개 팀으로 구성된 캐스팅이 특이하다. 강부자 조민수 송희아 등 TV에서 낯익은 연기자들이 ‘탤런트 팀’이 됐다. 다른 팀에서는 김덕주 한경미 정주란 등 연극배우들이 출연한다.
강부자는 지난해 ‘오구’ 이후 1년 만에 연극무대에 선다. 위암 판정을 받은 뒤 담담하게 남은 인생을 정리하는 어머니 윤자 역을 연기한다. 조민수는 남편과 별거하는 큰 딸 희수로, 송희아는 동성애자인 둘째 딸 지수로 등장한다. 조민수는 86년 KBS ‘TV문학관-불’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한 뒤 15년 만에 처음 연극 무대에 선다.
각색과 연출을 담당한 김현탁은 “96년 펑펑 울면서 드라마를 본 뒤 오랫동안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면서 “시간과 공간에서 제약이 많은 연극이라는 점을 감안해 세 주인공의 섬세한 심리 묘사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원작자인 노희경과 강부자 조민수의 소감을 들었다.
▽노희경〓95년 ‘세리와 수지’가 방송사 공모에 당선됐지만 방영은 ‘엄마의 치자꽃’이 먼저였다. 개인적으로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신 탓에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드라마가 아닌 연극이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다른 말은 하지 않겠다.
▽강부자〓노희경이란 작가의 이름과 작품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다. 극중 세 모녀의 사랑 방식이 다르다. 50대의 어머니 윤자는 남편이 12년 전 가족을 버리고 떠났지만 매일 문을 열어 놓고 기다리는 인물이다. TV에서는 그런 역할을 맡은 적이 없어 이번 무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민수〓‘딸이 엄마처럼 살지 말아야지’하면서도 엄마를 닮는다고 하지 않는가. 희수가 바로 그런 딸이다. 데뷔 후 첫 연극 무대여서 부담이 많다. 관객들이 세 여성의 삶을 지켜보면서 자신은 누구와 닮았는가 생각해 볼 수 있는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
공연안내
#10월28일까지 후4시반 7시반(월요일 공연없슴)
#학전 그린소극장
#1만5000~2만5000원 -20-742-8454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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