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초연됐던 이 작품은 속도주의와 획일화로 인간성을 잃어 가는 우리 사회를 풍자했다. ‘락희(樂喜)맨’이란 제목은 ‘럭키 맨(Lucky Man)’의 의미와 발음을 살려 붙인 것.
만화적 상상력을 빌린 작품의 줄거리가 흥미롭다. 어느 날 구멍가게 아줌마가 천상의 마법주인 ‘침이슬 소주’를 갖고 있는 천사를 발견한다. 아줌마는 천사가 자신이 팔던 소주를 훔친 것으로 착각하고 치열한 전투 끝에 마법주를 빼앗는다. 아줌마가 잠든 사이 매사에 급한 ‘나다’와 좀 모자란다 싶게 느껴질 정도로 느긋한 ‘너두’ 등 두 주인공이 이 신비한 술을 마시고 슈퍼맨으로 변신한다.
극중에서 ‘락히 맨’은 조선시대 술을 만드는 밀주업자들이 환생한 것으로 설정됐다. 이들이 보여주는 흥겨운 노래와 춤이 볼만 하다.
만화가 황경택이 그린 70여 컷의 만화가 스크린에 상영되면서 작품의 메시지와 이미지를 전달하는 연극의 한 장치로 사용된다.
‘맨홀 추락사건’ ‘살색 안개’의 고선웅이 희곡을 썼고 ‘풀 코스 맛있게 먹는 법’의 최우진이 연출을 맡았다. 황택하 오오영 민윤재 이혜원 김봉수 정석용 등 출연. 10월28일까지 평일 오후 7시반, 토 오후 4시반 7시반, 일 오후 4시. 1만2000∼1만5000원. 02-741-3391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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