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선물 '택배' 속사정

  • 입력 2001년 8월 28일 18시 52분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촌에서 ‘학부모 반 대표’를 맡고 있는 주부 3명이 모였다.

초등학생 자녀를 위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봉사를 하게 된 이들은 ‘무성의한’ 학부모들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주부1 “화장실 청소를 하는 아줌마에게 드릴 돈을 걷으려는데 끝내 안주는 엄마가 있더라고요. 잊어버린 줄 알고 전화를 했더니 ‘우리 아이는 화장실 청소를 시켜야 한다’며 돈을 낼 수 없대요. 과연 그 아이는 집에서도 화장실 청소를 할까요?”

#주부2 “그건 나아요. 5000원을 걷는데 어느 엄마는 2500원만 내는 거예요. 나머지는 2학기 때 다시 생각해 보겠다나요?”

#주부3 “스승의 날에 선생님 드릴 선물 사는데도 고생 많이 했어요. 과일바구니하고 꽃다발을 사려는데 일일이 비용 따지면서 얼마나 짜게 구는지…. 결국 택배비용은 그냥 제가 냈어요.”

#주부1 “택배라니요? 스승의 날 선물은 반장이 대표로 전해드리는 것 아니에요?”

#주부3 “모르시는 말씀. 엄마들이 선물 살 돈 내면서 전부 다 ‘자기가 갖다드리겠다’고 나서는 거예요. 그래서 공평하게 택배로 부쳤죠, 뭐.”

<김준석기자>kjs35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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