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엔 뭔가 특별한 문화가 있다"

  • 입력 2001년 8월 31일 01시 19분


인천지하철공사가 ‘호객 행위’를 한다?

인천지하철 1호선에는 요즘 ‘춤꾼’들이 몰려 오고 웨딩쇼, 전시회, 거리미술제, 음악공연 등 문화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1999년 10월 개통 이후 100여차례의 문화공연이 이뤄졌지만 아직 승객들과의 폭넓은 ‘공감대’가 이뤄지지 못하고 공연의 ‘질과 양’이 기대에 못미친 것으로 평가한 공사측은 다양한 ‘유인책’을 시도하고 있다.

우선 인천시의 지원으로 9월 1일부터 ‘공연 활성화를 위한 장기공연’ 레이스에 돌입한다.

주로 토요일 오후에 진행되는 ‘토요 문화마당’(표 참조)은 인천지하철 1호선의 22개 역사중 200∼500평의 널찍한 공간을 보유하고 있고 ‘유동인구’도 많은 부평역, 인천터미널역, 예술회관역 둥에서 펼쳐진다. 섹스폰 앙상블, 실용음악협회, 풍물패 등이 나서 모듬난타, 판굿 등 신나는 ‘우리 가락’에서부터 팝송 락 댄스 등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들 3개 역사와 인천시청역 등은 대리석 바닥으로 치장돼 있는데다 전원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 춤꾼들의 ‘리허설 무대’로 각광을 받는 곳.

녹음기 1대씩 들고 수시로 이 곳을 찾는 춤꾼들은 온몸을 비틀고 구르는 ‘브레이크 댄스’에서 부터 힙합 펑키 등 다양한 춤동작을 선보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철공사측은 이같은 아마추어 동아리 등의 ‘공연’을 활성화하기 위해 가로 3m 세로 6m 높이 60㎝ 규모의 간이 이동무대와 조명시설 관람의자 등을 무상 지원하기로 했다. 공연을 희망하는 단체나 개인은 공사 역무운영팀에 문의(032-451-2215∼7)하면 공연장소와 장비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또 전시회나 생활용품 할인대전 등도 틈틈이 마련할 계획이다. 17∼19일 예술회관역에서 진행된 ‘웨딩 페스티벌’이 이같은 기획의 첫 성과물이다. 한복 및 결혼예복 패션쇼와 청소년 댄싱팀 공연 등을 곁들인 이 행사에서는 12개 혼수품 제조업체가 무역전시장과 같은 12개 ‘부스’에서 예복 등을 할인 판매하기도 했다.

인천지하철공사는 이같은 노력으로 행정자치부의 지방공기업경영평가부문 최우수기관에 이어 최근 감사원에서 지방공기업 경영구조개선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공사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를 청소년 놀이공간과 문화공연장으로 활성화하기 위해 팩시밀리로 공연장소 사용 신청을 받고 있다”며 “음향시설 등 공연장비도 보강하고 각종 ‘이벤트 행사’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희제기자>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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