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바이로트 음악축제, 볼프강 바그너 체제 확고

  • 입력 2001년 9월 4일 18시 38분


“볼프강 바그너의 지도력은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1977년부터 독일 바이로이트의 바그너 음악축제에 악단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민씨(60·서울대음대 학장·사진)의 말. 지난 3월 독일 연방정부와 바이에른 주정부가 현 총감독 볼프강 바그너에게 사퇴압력을 가하면서 불거진 ‘바이로이트 축제 위기’에 대해 그는 ‘현재로서는 진정상태며, 음악제는 예년처럼 호평 속에 진행됐다’고 전했다.

“정부가 볼프강의 전처소생 딸인 에바 바그너 파스키에를 밀었지만, 에바가 ‘아버지가 버티고 있는 한 맡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대안이 없어진 상태죠. 더군다나 법적으로 볼프강이 종신감독의 지위를 갖고 있어 정부로서는 지원 삭감 등 외에는효과적 ‘무기’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는 리햐르트 바그너의 손자로 올해 82세인 볼프강이 건강에 이상을 겪기 전에는 지도체제에 별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대다수 악단원들과 출연진들도 볼프강의 지도력에 의문을 갖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바그너 음악축제 초미의 화제는 최근 사망한 지휘자 시노폴리의 대타로 ‘니벨룽의 반지’ 전곡을 지휘한 헝가리 지휘자 이반 피셔. “곡을 잘 이해한 반면 카리스마를 갖고 음악과 무대 사이의 균형을 이끌어 내는 데는 문제가 있는 지휘자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언론에서 호의적 반응을 보여 앞으로 이 축제의 단골로 초청될 가능성도 있죠.”

한편 김민씨가 이끄는 실내악단 ‘서울 바로크 합주단’은 25일 베를린 필하모니 홀의 실내악 연주장에서 역사적 베를린 데뷔연주를 갖는다. “베를린 시 정부는 재정난 속에서도 문화부분의 투자를 늘려 베를린을 21세기 유럽 문화수도로 적극 육성하고 있어요. 앞으로 많아질 한국 음악가들의 공연에 신뢰도를 높인다는 각오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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