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링컨센터 등 3대 오페라하우스 공연에서 호평 받은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창작 발레 ‘심청’이 6일부터 공연된다.
이번 무대에는 1986년 초연 당시 타이틀 롤을 맡았던 문훈숙 단장(38)을 비롯, 박선희(34) 전은선(28) 김세연(23) 등 UBC의 주역들이 심청으로 출연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광진구 능동 UBC 연습실. 한 자리에 모인 심청이들은 “아무리 불쌍한 심청이라도 그렇지”라며 서로 분장을 고쳐주고 의상을 만져주는 등 ‘애틋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작품은 국내외 무대에서 ‘발레〓서양’이라는 고정 관념을 깬 창작 발레. 한국인이라면 너무 익숙한 심청 스토리가 3막의 발레로 펼쳐진다. 지금까지 세계 40여 개 도시에서 100여 회가 공연됐고 이번 미국 순회공연에서는 기립 박수까지 받았다.
문 단장은 “발레는 같은 배역이라도 무용수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다”며 “4회 공연에서 각각 다른 심청의 매력을 비교하는 것도 작품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90년 주역으로 발탁되면서 ‘심청’ 역과 인연을 맺은 박선희는 “스토리와 마임이 한국적인 ‘심청’은 나이가 들수록 좋아지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박선희씨와 나는 ‘늙은’ 심청이고 저쪽 두 주역이 ‘신세대’ 심청이죠.”(문 단장)
“아닙니다.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꿈꾸는 심청이 된 것 만 해도 큰 영광이죠.”(김세연)
전은선은 “심청이 공양미 300석에 팔려 가는 장면의 음악만 들어도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면서 “무용수의 자연스러운 감정 이입이야말로 ‘백조의 호수’ 등 서구 작품에서는 쉽지 않은 창작 발레의 장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1막 2장에서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장면과 3막 가운데 부녀 상봉, 심청과 왕의 2인무는 놓치지 말아야 할 하이라이트로 꼽았다.
배역은 다음과 같다. △6일〓심청(문훈숙), 선장(권혁구), 용궁의 왕자(엄재용), 왕(황재원) △7일〓전은선, 권혁구, 아르템 쉬필레프스키, 이대원 △8일〓김세연, 서라벌, 아르템 쉬필레프스키, 엄재용 △9일〓박선희, 이종필, 권혁구, 황재원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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