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내 탓이오’ 운동을 전개한 천주교 평신도들이 이번에는 ‘똑바로’ 운동에 나선다.
천주교 한국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여규태)는 8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똑바로’ 운동 선포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이날 천주교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장 김옥균 주교의 차량에 ‘똑바로’라고 쓰여진 스티커를 부착하는 행사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모두 50만장의 스티커를 배부, 우리 사회의 도덕적 각성을 촉구할 계획이다.
‘똑바로’라는 구호에 대해서는 너무 추상적이지 않는냐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해 여규태 회장은 “‘똑바로’라는 게 도대체 누구를 향한 것이고 뭘 하자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실천도 하기전에 논란만 일으키기 쉽다”며 “누구든지 자신의 처지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똑바른 것인지 분명한 행동들이 있을 것이므로 소모적인 논란에 빠지지 말고 그런 일부터 실천해보자는 것이 이 운동의 취지”라고 밝혔다.
‘촌스럽게’ 제작된 스티커는 이 운동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여회장은 “예술적인 글씨체로 멋지게 디자인된 스티커도 많았지만 일부러 고지식할 정도로 반듯하게 쓴 평범한 글씨를 채택한 것은 쓰레기 분리수거에 참여하고, 길가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는 등 우리 주변의 작은 일부터 실천해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평협은 400만 천주교 신자들의 공식 조직으로 15개 교구의 평협과 25개 평신도 단체들로 구성돼 있다. 89년부터 ‘내 탓이오’ 운동을 전개해 2년 동안 43만장의 스티커를 배부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