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과천마당극제 2001' 해외 8개작품 등 39편 공연

전야제

초가을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다는 경기 과천시는 ‘마당극의 메카’로 변한다. 과천과 서울 강남 뿐 아니라 인근 안양 수원 등지에서 몰려든 주민들, 졸라맸던 넥타이를 풀어헤친 공무원과 직장인 등 관객들의 ‘얼쑤’ 하는 추임새와 뜨거운 박수로 흥겨운 잔치마당이 마련된다.

14일부터 23일까지 과천 중앙동 과천시민회관 등 크고 작은 실내극장과 인근 야외 무대에서 열리는 ‘과천마당극제 2001’. 이 행사에는 해외 초청작 8편 등 국내외 참가작 39편이 도시 곳곳에서 200여 회 공연된다. 과천마당극제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관람객 수는 21만 명으로 추산됐다.

전 공연이 무료이지만 관객이 몰릴 것을 감안해 예약하는 것이 필수. 홈페이지(www.madang.or.kr)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는다. 02-504-0947

▽볼 만한 공연 ‘빅5’〓이탈리아 극단 ‘누끌레오’의 야외극 ‘키호테’. 1974년에 창단된 이 극단은 그동안 25개의 작품으로 100여 개의 해외 페스티벌에 참가했다. ‘키호테’라는 제목은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에서 경칭 접두어인 ‘돈’을 뺀 것. 극중 현실과 이상, 봉건과 근대의 경계에 위치한 주인공 돈키호테를 보편적인 인간의 전형으로 제시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상에 사로잡힌 노인 돈키호테를 통해 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가 이어진다.

폴란드 극단 ‘불과 종이’의 ‘한번 더 날자꾸나’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을 그린 야외극. 철제 구조물에 종이를 덧붙인 설치물과 불을 이용해 신비스러운 이미지를 연출한다.

미국 극단 ‘HOBT’(In the Heart of the Beast)의 ‘평화 만들기’는 초대형 인형극. 7, 8m 크기의 초대형 인형은 물론 크고 작은 인형들이 등장한다. 배우와 자원봉사자 등 100여명이 참여해 함께 인형을 제작하면서 평화에 대한 염원을 형상화한다.

국내 참가작으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놀이패 ‘한두레’의 ‘칼노래 칼춤’과 연합으로 제작된 ‘녹수청산’. 채희완 구성, 연출의 ‘칼노래…’는 동학농민전쟁을 그린 작품. 4막으로 구성돼 있으며 남성 춤꾼들의 칼춤과 북춤, 탈 연기가 화려하다. ‘녹수청산’은 전국 민족극운동협의회 소속 20여 개 극단이 함께 만든 작품으로 마당극 전문 배우 50여명이 출연한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한편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주제로 내세운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아파트 단지 앞에 나가면 마당극이 펼쳐지는 ‘집 앞 공연’이 생겼다. 행사 기간 중 별양동 분수무대, 원문동 3단지 등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7곳에서 작지만 알찬 공연이 열린다.

최근 설립된 관문체육공원의 축구장은 이 기간 중 대형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5000여명이 동시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으며 ‘키호테’ ‘HOBT’ 등 대형 공연이 펼쳐진다.

▽부대행사〓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 마당극제’와 ‘청소년 마당극제’가 함께 열린다. 이밖에 ‘라틴 댄스 페스티벌’ ‘탈 그리기’ ‘장승과 솟대 만들기’ ‘동춘서커스 공연’ 등이 부대행사로 개최된다. ‘중국 희곡학원’은 ‘경극 연기워크숍’을, 미국 ‘HOBT’와 ‘누끌레오’ 는 공연에 앞서 워크숍을 함께 진행한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과천마당극제 주요 공연(*는 해외참가작)
*키호테	이탈리아 ‘누끌레오’	15∼17일 8시 관문체육공원 축구장
*평화 만들기	미국 ‘HOBT’	21·22일 8시, 23일 6시 〃
*한번 더 날자꾸나	폴란드 ‘불과 종이’	17·19·21일 7시 정부종합청사옆 자유마당
*필란도크의 모험	필리핀 ‘감바요카극단’	21일 4시, 22일 1시 4시, 23일 1시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카리브의 열풍	콜롬비아 ‘손 꼬모 손’	21·22일 7시반, 23일 4시 7시반 〃
칼노래 칼춤	한두레	17∼19일 8시 중앙공원 과천역사
심심푸리	살판	20일 8시 중앙공원 색동마당, 21·22일 8시·23일 6시 정부종합청사 옆 둥근마당
쪽빛황혼	우금치	17일 5시반 8시 정부종합청사옆 둥근마당, 20일 5시 8시 중앙공원 과천역사
녹수청산	연합공연	21∼23일 7시 중앙공원 과천역사
이(爾)	연우무대	15일 7시반, 16일 4시 7시반, 17일 7시반 과천시민회관 대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