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흥미로운 질문에 답하는 전시회가 열린다. 연세대 중앙박물관과 한국구석기학회 주최로 14일부터 10월24일까지 연세대 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구석기 문화의 자취를 찾아서-한국 구석기연합전’. 국내에서 열리는 구석기 관련 첫 종합 전시회다.
1964년 충남 공주 석장리에서 처음 구석기 유적을 발굴(북한에서는 1963년 함북 웅기 굴포리 유적 발굴)한 이후, 전국의 63개 구석기 유적에서 발굴된 구석기 유물을 총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타제석기를 중심으로 동물뼈 화석 등 1400여점이 전시된다. 청원 두루봉 동굴에서 나온 구석기시대 어린이 두개골과 이를 토대로 복원한 얼굴 조각도 함께 전시된다. 출토 유물이 전시되는 주요 유적은 전기 구석기 유적(250만년전∼13만년전)인 경기 연천 전곡리와 경기 파주 주월리, 중기 구석기 유적(13만년전∼3만5000년전)인 대전 용호동과 충남 공주 석장리, 후기 구석기 유적(3만5000년∼1만년전)인 강원 철원 장흥리, 충북 단양 수양개 유적 등.
구석기 유물의 대부분은 주먹도끼(돌도끼) 자르개 찌르개 긁개 밀개 등 석기. 이번 전시는 무수한 돌들을 만날 수 있는, 돌들의 향연이다.
구석기시대의 타제석기와 일반적인 길가의 돌멩이를 구분짓는 기준은 ‘돌을 깬 인공의 흔적이 남아 있는가’이다. 이를 확인할 수 있으려면 고도의 훈련과 안목이 필요하지만 이번 전시를 눈여겨 보면 자연스레 감을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시에선 구석기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전기 구석기시대의 석기는 크고 단순한 석기. 그러나 후기 구석기시대로 가면서 석기는 작고 정교해진다. 특히 두께 1∼2㎜, 폭 4∼5㎜, 길이 30㎜ 정도의 정교한 돌날은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돌을 이용해 큰 돌에서 미세한 돌날을 떼낸 것인데 마치 칼로 연필깎듯 깎아낸 것으로 착각하게 될 정도다. 구석기인들은 ‘돌의 달인(達人)’이었고, 후기 구석기시대의 정교한 석기들은 지금으로 치면 ‘첨단 하이테크 제품’이었던 셈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