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일당백 성룡표 액션 '러시아워2'

  • 입력 2001년 9월 13일 18시 51분


청룽(성룡)이 주연한 영화 ‘러시아워2’가 개봉을 앞둔 것을 보니 추석이 가까워진 모양이다. 청룽은 매년 설이나 추석 무렵이면 어김없이 우리 곁을 찾아오는 ‘명절 단골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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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에도 청룽이 주연한 ‘엑시덴탈 스파이’가 설연휴에 맞춰 개봉됐고, ‘나이스 가이’(97년·설), ‘러시아워’ (98년·추석), ‘성룡의 빅 타임’(99년·설) 등 80년대부터 꾸준히 ‘때가 되면’ 찾아왔다.

청룽 영화의 질긴 생명력은 남녀노소 관계없이 누구나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러시아워2’ 역시 이런 장점이 잘 살아있는 코믹 액션 영화다. 전편인 ‘러시아워’를 보며 신나게 웃었던 관객이라면 ‘러시아워2’를 보고 실망하지는 않을 듯하다.

전편에서 홍콩 경찰 리(청룽)와 ‘환상의 콤비’를 이뤘던 LA경찰 카터(크리스 터커)가 또다시 호흡을 맞췄다.

리는 휴가차 홍콩에 놀러온 카터와 함께 홍콩과 LA, 라스베이거스를 오가며 좌충우돌 갖가지 해프닝을 벌인 끝에 국제 위조지폐 조직을 일망타진한다. 밤새도록 입을 다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편의점’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따발총 입심’을 자랑하는 카터의 농담 따먹기식 대사와 액션 비중이 늘어난 것이 전편과의 차이. 그러나 미국의 어느 평론가가 “청룽에게 별점 넷, 터커에게는 별점 하나”라고 평했을 만큼 터커보다는 온몸으로 열연한 청룽의 개인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이밖에 ‘와호장룡’의 스타 장쯔이가 거침없이 쭉쭉 뻗는 발차기를 선보이는 악당 여걸 후 리로, ‘마지막 황제’에서 푸이로 열연했던 존 론이 악당 두목 리키 탄으로 등장한다.

영화 초반에서 청룽이 고층건물에서 대나무에 대롱대롱 매달려 아슬아슬한 격투를 벌이는 장면이라든가, 한발에 쓰레기통을 끼우고 ‘일당 백’으로 악당들과 싸우는 모습은 다소 진부할 수도 있는 전형적인 ‘청룽표 액션’이지만 여전히 유쾌하다.

불과 30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2억5000만 달러의 엄청난 흥행 기록을 세웠던 전편 ‘러시아워’와 달리 ‘러시아워2’는 3배 이상의 제작비(9000만달러)를 들여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카지노 도박장 등 큰 스케일의 볼거리를 마련했다. 8월 미국에서 개봉돼 흥행 1위를 기록했다.

이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청룽은 차기작부터 단숨에 할리우드에서 개런티 2000만 달러를 받는 스타 대열에 올랐다. 동양 배우로서는 최고액수다.

영화가 끝나도 자리를 뜨지 말자. ‘한물 간’ 형식이긴 하지만 여전히 재미있는 ‘NG모음’이 덤으로 마련돼 있다. 2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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