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하우스는 그동안 ‘디자인’을 꾸준히 발행해온 것을 비롯해 87년 인테리어 잡지 ‘행복이 가득한 집’을 창간한데 이어 단행본 출판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왔다. 디자인하우스는 또 이달 중 고급 여행 레저 잡지인 ‘도베(Dove·이탈리아어로 ‘어디로’라는 뜻)를 창간한다.
디자인하우스를 이끌어온 이영혜 사장(49·사진)은 “‘디자인’ 창간 당시만해도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불모상태나 마찬가지였다”면서 “하지만 창간 당시 5000부였던 ‘디자인’ 발행부수가 2만5000부로 늘어날 정도로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홍익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이 사장은 “‘디자인’은 겨우 3년만 흑자를 냈을 정도로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디자인 분야의 발전이 선행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디자인’을 계속 발행해 왔다”고 말했다.
1980년 언론통폐합 때 ‘디자인’이 폐간 당했으나 이 사장이 전두환 대통령에게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탄원서를 내 3개월만에 복간되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이 사장이 가구 벽지 커튼 등 인테리어 전문지인 ‘행복이 가득한 집’을 창간한 것은 최종 소비자인 여자들의 디자인 안목을 높여야 디자인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 사장의 이같은 구상이 맞아떨어져 ‘행복이 가득한 집’은 창간 8개월만에 흑자를 내기 시작, 회사의 경제적 어려움까지 해결해주는 효자상품이 됐다. 특히 ‘행복이 가득한 집’은 연예 가십 기사를 싣지않고도 성공을 거둔 여성지로 평가받고 있으며 매달 7만부 정도를 발행하고 있다.
디자인하우스는 단행본 분야에서도 성공을 거뒀다. 영어 어근을 설명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는 140만부, 14세 연하의 독일인과 결혼한 닥종이 작가 김영희의 에세이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는 70만부가 팔렸고 ‘김치 천년의 맛’은 저작권료를 받고 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직원 20명으로 출발했던 디자인하우스는 이 사장의 뚝심 덕분에 25년만에 직원 120명에 연 매출액 165억원에 이르는 중견출판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새 잡지 ‘도베’ 창간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는 “주5일 근무제 도입이 추진되는 등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서 여행 레저 자기계발 재충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도베’는 삶의 질 향상을 원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맞춰 여행 레저 등에 관한 고급정보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