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김인덕(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박성진(한국정신문화연구원 전문연구원), 오영섭(연세대 한국학연구소 전문연구원), 정혜경씨(한국국가기록연구원 연구국장) 등 14명의 연구자가 자료수집과 정리를 하고 김형국(정부기록보존소 학예연구사), 황민호씨(숭실대 강사)가 대표집필을 했다.
이 책은 2000년까지의 역사뿐 아니라 북한 연표도 수록하고 있어 한국 현대사까지 입체적으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책에는 세계 각국 왕조의 연호 및 통치자 일람표, 왕위계승도, 찾아보기 등을 부록으로 수록해 역사 사전의 기능도 겸하고 있다.
일제시대사 연구자들을 주축으로 결성된 ‘수요역사연구회’는 1995년 가을부터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일제시대 사료를 함께 읽어나가기 위해 모이면서 시작됐다. 처음 연구 모임을 시작했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소속 연구자들과 분당 평촌 지역의 연구자들이 이제는 전국 각지로 흩어지게 됐지만 30여명 회원들은 아직도 매달 1회의 정례모임과 분과 연구모임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열고 있다.
이 때문에 이처럼 손이 많이 가는 연표 작업을 공동으로 할 수 있었다. 또 이들의 홈페이지(http://my.netian.com/∼wednes)가 개설되어 관련 연구자들 사이에 알려지면서 더 많은 전공자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다고 이들은 전한다.
하지만 한국 근현대사 전공자들인 이들이 세계사 연표를 만들었다는 데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도 없지는 않다. 연표란 역사연구의 총체적 성과를 반영하는 것이라서 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모여 만들고 있다는 것.
이에 대해 김형국씨는 “아무래도 한국사 전공자들이 만든 것이라서 한국사 부분은 새로운 연구성과도 반영하고 전문성도 살렸지만 동양사나 세계사 부분은 국내외의 자료들을 정리한 수준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대가들이 나서지 않는 까닭에 어쩔 수 없이 젊은 학자들이라도 나서게 된 것”이라며 “2∼3년에 한 번씩 개정판을 내면서 꾸준히 보완해 나가기로 출판사와 협의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