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터뷰]양미라, KBS2 추석특집서 억척모델 변신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35분


‘버거 소녀’가 옷을 벗는다.

‘롯데리아’ CF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신세대 탤런트 양미라(20)가 10월3일 방송하는 KBS 2TV 추석특집극 ‘스피드 박’(오전 9·30)에서 속옷 모델 창희로 등장하는 것. 그는 극 중에서 속옷 모델은 물론 나레이터, 누드 모델 등 돈버는 일이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드는 연기를 펼칠 예정이다.

“속옷 모델은 잠옷을 입고 나와서 그리 야하진 않을 텐데 누드 모델이 걱정이네요. 등판이 나오는 장면에 대역을 쓰는데 ‘저게 양미라구나’ 하고 오해를 살 것 같아서요.”

지난 6월 KBS 2TV의 미니시리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사랑에 목숨을 건 다혈질 여성 박미숙으로 연기 변신을 시도했던 그가 이번 ‘스피드 박’에서는 가세가 기운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억척스럽게 돈을 버는 악바리로 또 다른 변화를 꾀하겠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지난 1년 동안 양미라에게는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고교생에서 대학생(한양대 연극영화과 1) 신분이 됐고, 데뷔 때의 사내 같은 모습에서 한층 성숙한 여인으로 탈바꿈했다. 그는 “얼굴 살이 빠지면서 눈이 작아지고 턱 선이 보일 정도”라며 “내가 예뻐진 것을 두고 항간에는 성형수술을 한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돈다”며 웃는다.

하지만 ‘버거 소녀’란 이미지가 양미라에게 마냥 즐거운 건 아니다. ‘버거 소녀’의 강한 이미지가 그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됐지만 걸림돌로도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양미라는 어떤 연기를 해도 ‘버거 소녀가…’로 인식되면서 한동안 우울증에 빠지기도 했다.

“저는 배우가 꿈이지 CF 스타로 머물러 있기는 싫어요. ‘버거 소녀’의 껍데기를 벗고 자유롭게 날고 싶어요. 연기력이 단숨에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 서서히 실력을 쌓아야겠지요.”

최근 영화 ‘친구’에서 유오성의 강렬한 눈빛 연기가 인상적이었다는 그는 훗날 카메론 디아즈나 줄리아 로버츠처럼 코미디나 멜로물에 능통한 여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양미라는 드라마 촬영 외에도 오전 9시에 시작하는 학교 수업시간에 맞추기 위해 인천 집에서 아침 6시반에 나오느라 고교 때보다 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영어 학원에 등록해 외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등 야심을 키우고 있다.

“주위 분들이 ‘너는 얼굴은 동양적인데 몸매는 서구적’이라 하더군요. 이 정도 조건에 외국어에 능통하면 국제적인 배우가 될 수 있지 않겠어요?”

<황태훈기자>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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