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넘을 기록한 ‘온 하우 라이프 이즈(On How Life Is)’로 자신의 인생을 소개했다면 이번 음반에서 메이시 그레이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고민하며 거칠게 고백하고 있는 듯하다. 사실 그는 이번 음반에 한 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의 가사를 직접 썼다. 이러한 가사는 이상하게도 신경질적이고 까칠한 느낌의 독특한 목소리를 만나면서 진실되게 느껴진다.
▼[들어보기]'Sweet Baby'
또한 음반 타이틀 ‘The Id’에서 알 수 있듯 ‘Id’는 컴퓨터에서 사용자를 인식하는 기호의 의미와 프로이드의 원초적인 자아단계를 이중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메이시 그레이적인 냄새가 진하게 배어있으며 소울, 펑크, 팝, 록, 힙합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흑인 음악의 매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첫 곡인 ‘리레이팅 투 어 사이커패스(Relating To A Psychopath)’는 기타와 피아노, 생동감 있는 타악기, 화려한 코러스 등이 리듬감 넘치는 보컬과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특히 후렴구는 음이 양측 스피커에 왔다갔다하며 머리 속을 빙글 빙글 헤집고 들어와 현대사회의 혼란을 표현하고 있다. 첫 싱글로 선정된 ‘스윗 베이비(Sweet baby)’는 대중적인 멜로디가 안정감 있는 리듬을 타면서 빛을 발하는 곡이다. 귓가에 맴도는 멜로디와 함께 달콤한 사랑의 속삭임을 맛볼 수 있는 트랙이다.
그 외 공격적인 사랑의 가사와 담담한 보이스의 ‘부(Boo)’, 끈적끈적한 느린 템포의 앞부분과 디스코로 급반전되는 뒷부분이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섹슈얼 레보루션(Sexual Revolution)’, 흑인 특유의 창법이 돋보이는 ‘돈트 컴 어라운드(Don’t Come Around)’ 등 총 13곡의 인상적인 곡들로 음반을 완성했다.
김경숙<동아닷컴 기자>vlff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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