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자 세상]그래도 전화가…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24분


“추석 항공권을 예약해야 하는데….”

인터넷세상에서 생활하리라 결심한 주부 K씨. 시간에 맞춰 ‘임시항공편 좌석을 판다’는 항공사 인터넷에 연결하려했지만 실패. 사람이 몰려서일까?

또다른 항공사 인터넷주소를 입력했다. 접속.

그때부터가 문제였다. 기나긴 이용약관을 읽어내려간 뒤 회원가입 양식에 주소까지 어색하게 영어로 기입했다. 그러나 아무리 ‘예약’을 클릭해도 일정표만 나타날 뿐….

마침 동창에게서 걸려온 전화. “전화가 최고야. 전화 울리는데 안 받을 사람 없거든.”

그러나 항공사에 전화했을 땐 표가 동이 났을 시간. 다음날 K씨는 버스터미널 홈페이지로 접속하다 실패, 전화로 예약용 주소를 확인해 예약할 수 있었다.

다시 인터넷쇼핑몰에서 냉장고를 주문하려던 K씨. 번거로운 약관읽기와 회원가입을 마친 뒤 ‘주문 후 배달에 3∼5일 걸린다’는 안내문에 화가 나 전화를 집어들었다.

“아, 모델 ○○라구요? 회원가입 필요없어요. 전화면 돼요. 내일 당장 배달해 드릴게요.”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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