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중견의사]안과 질환/주천기-김응권 교수

  • 입력 2001년 9월 23일 18시 31분


강남성모병원 주천기교수
강남성모병원 주천기교수
▼카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주천기 교수▼

서울 서초구 반포동 가톨릭대 의과학연구원 3층 ‘시(視)과학 연구실’은 늘 불이 켜져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연구원(총 25명) 가운데 누군가는 남아 백내장 등 눈 질환의 정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실 곳곳에는 역시 ‘연중 무휴’인 인근 중국 음식점의 메뉴판이 있다. 연구원들은 자장면으로 끼니를 떼우고 연구에 매달리기 일쑤여서 ‘속이 검다’는 얘기도 듣는다.

99년 과학기술부가 국가 지정 연구실로 지정한 이 곳의 책임자인 주천기 교수(45)는 매일 밤 늦게까지 연구한다.

그는 지난해 백내장 치료 뒤 재발하는 ‘후발성 백내장’을 억제하는 장치인 ‘수정체낭 안전 링’을 개발해 IR52 장영실상을 받았다. 또 유한의학상 대상, 광혜학술상, 범석학술재단 최우수논문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주 교수는 특허가 6개 있으며 그와 협력하는 바이오 벤처도 4개나 된다. 그는 백내장, 녹내장, 각막 이영양증 등 안과질환에 관련한 논문 40여편을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해 안과 분야 제1의 ‘중견 연구가’로 꼽힌다.

-왜 국가에서 시과학 연구실을 국가 지정 연구실로 택했다고 보나.

“백내장은 인체의 ‘렌즈’인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눈 질환으로 미국에선 매년 150만 건, 국내에서는 20만 건의 수술이 이뤄진다. 백내장은 또 재발이 잦은 질환이다. 처음 백내장이 생겨서 치료받은 환자 중 30∼50%가 5년 안에 ‘후발 백내장’이 찾아와 레이저로 수정체 뒤에 구멍을 내는 시술을 받아야 한다.

시과학 연구실에서는 후발 백내장을 억제하는 방법에 대해 주로 연구하고 있다. 우리는 한국인이 수정체의 상피세포가 변형돼 백내장이 생기는 경우가 외국인에 비해 월등히 많으며 TGF-β 등의 물질이 증가하면 상피세포가 변이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현재 왜 TGF-β가 늘어나는지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백내장은 왜 생기며 예방할 수는 없나?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뚜렷한 예방책도 없다. 노화와 자외선 노출, 음주, 흡연, 스테로이드 제제 장기 사용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햇빛이 강렬할 때엔 선글라스를 끼고 외출하는 것을 습관화하고 스테로이드 성분의 약을 오래 복용하거나 바를 때엔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유전적 요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백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많으므로 환자는 합병증 예방에 특히 신경써야 한다.”

-백내장의 치료법은.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술법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환자들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좋다. 수술은 20분 안에 이뤄지며 눈에 점안제를 넣어 마취한 다음 눈동자를 확대하고 각막을 3㎜ 정도 자른다. 다음 자른 부위로 ‘초음파 유화흡입기’를 넣어 혼탁한 수정체를 부숴 밖으로 빨아낸 뒤 접힌 인공수정체를 넣으면 눈 안에서 인공수정체가 펴진다. 수술 부위는 저절로 아문다. 백내장은 일찍 치료할수록 수술이 정확하게 이뤄지고 시력이 잘 회복된다. 시력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한쪽 눈을 가려서 뿌옇게 보이면 백내장일 가능성이 크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응권 교수▼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46)는 안과 의사들 사이에 ‘해결사’로 통한다. 많은 의사들은 환자의 각막 질환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거나 라식수술 뒤 뜻밖의 합병증이 생기면 그를 우선적으로 찾는다.

김 교수는 안과 수술의 ‘고수(高手)’답게 쉽게 ‘칼’을 들지 않는다. 그는 근시 교정술을 받으러 온 환자에게 부작용에 대해 ‘겁먹을 만큼’ 낱낱이 일러주고 그래도 수술받겠다는 환자에 한해 서약서를 받고 수술한다. 당연히 그에게 수술을 받고 부작용이 생긴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또 부작용 사례도 대부분은 그의 ‘지시’를 어기고 눈을 함부로 다룬 탓에 생긴 것이다.

그는 96년 엑시머레이저나 라식 때 각막을 절제한 뒤 눈알이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장치를 개발했고 98년 이와 관련된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엑시머레이저, 라식, 라섹은 어떻게 다른가?

“모두 레이저로 각막을 쏘아 빛의 굴절도를 바꿔 근시를 치료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엑시머레이저로 불리는 표층절제술(PRK)은 각막에 직접 레이저를 쏘는 것이다. 라식은 각막의 바깥 부분을 얇게 잘라 뒤로 젖힌 뒤 각막 안쪽에 레이저를 쏘아 각막을 깍아 얇게 만드는 것. 라섹은 각막의 가장 바깥부분인 상피를 긁어서 옆으로 밀어내고 레이저를 쏜 다음 다시 상피를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것으로 PRK와 라식의 중간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PRK, 라식, 라섹 순으로 기술이 진일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과연 그런가.

“그렇지는 않으며 각각 장단점이 있다. PRK는 라식보다 통증이 1, 2일 오래 가지만 후유증이 적고 수술 뒤 시야가 뚜렷하다는 장점이 있다. PRK가 남성 디옵트 6, 여성 디옵트 7까지만 해당되는데 비해 라식은 그보다 시력이 나쁜 경우에도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통증이 적다. 그러나 깎았던 실질 부위가 각막에 붙지 않아 떨어질 수가 있으며 일부에서는 각막이 돌출되는 부작용도 있다. 또 수술 뒤 감염은 PRK가 많지만 라식은 한번 감염되면 증세가 아주 심하다. 한편 라섹은 각막이 얇을 경우 주로 받는다. 일반적으로 시술뒤 3개월까지 시야가 흐린 ‘혼탁’이 PRK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후에는 혼탁 정도가 PRK와 비슷하며 무엇보다 아직까지는 안전성이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

-근시 교정술을 받을 때 또다른 유의점은.

“가능하면 한쪽 눈을 시술받은 다음 6개월 뒤 다른 눈을 시술받는 것이 좋다. 일부에서는 기계만 새 것이면 만사형통인 것처럼 얘기하지만 완벽한 기계는 없으며 의사의 숙련도가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 뒤 적어도 3, 4일은 눈을 쉬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수술 뒤 곧바로 직장 생활을 하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다른 사람의 신체나 물건과 부딪히는 일을 하는 사람은 라식보다는 PRK를 받아야 각막이 떨어지는 일을 피할 수 있다. 또 밤에 운동을 하거나 야간 운전을 많이 하는 사람은 레이저 근시교정술을 받을 때 의사와 깊이 상의하는 것이 좋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어떻게 뽑았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김응권 교수와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 주천기 교수가 눈 질환 분야 베스트 중견의사로 공동 선정됐다.

이는 동아일보사가 전국 14개 의대의 안과 교수 55명에게 △가족 중 눈 질환 환자가 있으면 맡기고 싶고 △치료 및 연구 실적이 뛰어난 50세 이하의 의사 5명씩을 추천받아 집계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당초 △외안부 △녹내장 △소아 눈질환 △망막질환 △눈 성형의 다섯 분야로 나눠 소개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의사의 전공이 겹치는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소개하기로 했다. 서울대병원 정흠, 세브란스병원 권오웅 교수 등 50세 이상의 교수들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소속 교수들의 추천 점수를 합친 병원별 순위에서는 서울대병원이 1위였고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강남성모병원, 서울중앙병원이 엇비슷한 점수로 2위권을 형성했다.

눈 질환 부문 베스트 중견의사
이 름소속 병원세부 전공
김응권연세대 세브란스근시교정, 각막질환, 백내장
주천기가톨릭대 강남성모백내장, 각막질환, 라식
차흥원울산대 서울중앙각막질환, 라식, 각막 이식
위원량서울대각막질환, 백내장
황정민보라매어린이 사시
김윤덕성균관대 삼성서울눈 성형
진경현경희대라식, 각막질환
유영석서울대선천적 눈질환, 미숙아 망막병증
김만수가톨릭대 강남성모각막질환, 백내장, 라식
김효명고려대 안암근시교정
송병주한양대 구리백내장
기창원성균관대 삼성서울녹내장
성공제연세대 영동세브란스녹내장
김형찬한림대 강남성심망막, 유리체
박인원한림대 성심(평촌)망막, 백내장
윤영희울산대 서울중앙망막, 유리체
곽상인서울대눈 성형
김하경한림대 강남성심망막질환
김종우건양대망막, 유리체
최시환충남대각막질환, 백내장, 라식
양건진전남대녹내장
김우중성균관대 삼성서울각막질환, 백내장, 라식
강세웅성균관대 삼성서울망막질환
김인택경북대망막, 초자체
김상진아주대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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