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한양대 병원의 한 병실에서는 조촐한 생일 파티가 열렸다. 2년째 암으로 투병중인 한양대 조승미 교수의 54번째 생일이었다. 그는 자신이 분신처럼 여기던 ‘조승미 발레단’ 제자들의 얼굴을 보면서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15명의 단원들은 눈물을 보이지 말자고 약속했지만 ‘Happy Birthday To You∼’를 부르다 앙상하게 마른 스승의 모습에 결국 눈물을 흘렸다.
이날 비교적 의식이 맑았던 조 교수는 “울긴 왜 울어”라며 “이번 공연은 잘 준비되니”라며 임박한 공연을 걱정했다.
투병중인 조승미 교수를 위해 제자들이 춤 무대를 마련한 것. ‘조승미 발레단’은 10월6일 오후 7시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정기공연을 갖는다. 1부에서는 발레 공연 중 일어나는 여러 가지 해프닝을 2인무와 군무로 풀어낸 ‘에피소드’, 고전 발레 ‘카르멘’의 열정적인 분위기를 압축한 ‘카르멘’, 재즈 아티스트 해리 코닉 주니어의 음악을 배경으로 사랑을 주제로 담은 ‘황홀한 순간’이 공연된다. 2부에서는 이 발레단의 김형민 지도위원이 안무한 ‘이제’와 ‘유리성의 아이’가 이어진다.
이주영 발레단 기획홍보실장은 “무대에서의 좋은 공연이야말로 하루하루 병마와 고통스럽게 싸우는 선생님에게 가장 좋은 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최근 폐암이 악화돼 현재 한양대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김형민 한승희 이효숙 이현주 조은아 김선애 최미순 민소희 박민희 등이 출연한다. 장애인은 무료로 초청할 예정이다. 1만∼2만원. 02-2292-7385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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