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극과 콘서트가 결합된 이 작품은 겨울 봄 여름 가을의 순으로 사계절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인형들의 잔치’. 줄로 조종되는 마리오네트와 손인형 등 다양한 인형들이 음악에 맞춰 앙증맞은 연기와 춤을 보여준다.
1장 ‘겨울’에서는 무질서를 주제로 인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인형의 탄생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2장 ‘봄’은 ‘생명과 환희’를 부제로 역동적인 생명의 활기를 담았고, 3장 ‘여름’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닮은 인형과 ‘품바’ 인형들의 신나는 공연이 펼쳐진다. 4장 ‘가을’에서는 사물놀이 리듬을 중심으로 ‘삶, 의미, 화합’을 이미지로 표현했다.
이 작품의 볼거리는 재미있게 생긴 인형 자체와 ‘조종자’들의 힘을 빌려 인형들이 보여주는 화려한 개인기에 있다. 인형들은 마이클 잭슨의 히트곡 ‘Bad’에 맞춰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가 하면 춘앵무, 부채춤, 사물놀이 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 등장하는 인형의 소재도 다양하다. 나무 외에도 요구르트 병과 우유팩, 탁구공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활 폐품들이 인형으로 제작됐다.
인형들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신비의 손’은 ‘현대인형극단’. 1966년 창단된 이 단체는 국내 1세대 전문인형극단으로 70년대 초반 TV의 인기 인형극 ‘부리부리 박사’ ‘짱구박사’를 만들었다. 일본과 싱가포르, 중국 등에서 열리는 해외 인형극 축제에도 참가해왔다. 조윤진 이은숙 최성훈씨 등이 인형 조종과 연기를 담당한다.
이 극단의 조용석 대표는 “인형극은 아이들만 보는 게 아니라 뮤지컬이나 오페라 장르도 담을 수 있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공연 형식”이라며 “이번 공연은 어른들에게는 추억과 향수를, 아이들에게는 창의력과 상상력을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20일까지 오후7시반. 1만5000∼3만원. 02-773-896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