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기호학 국제학술대회…관습화된 몸짓-표정 해석 시도

  • 입력 2001년 9월 27일 18시 40분


몸짓, 손짓, 얼굴 표정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 수단에 대한 기호학적 해석을 시도하는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소리없는 언어, 움직이는 언어’를 주제로 28일 오전 9시 이화여대 인문관에서 열리는 기호학 국제학술대회가 그것. 한국기호학회(회장 김현자)와 이화여대 기호학연구소(소장 송기정)가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 독일 프랑스 불가리아 일본 등의 학자들이 참가한다.

조선대 김영순 교수는 발표문 ‘TV 토론에 나타난 손짓의 기호학적 분석’에서 TV의 토론 프로그램에 나온 토론자 및 사회자들의 손짓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손이 몸 안쪽을 향할 때는 주로 강조, 믿음, 동의 등의 언어적 표현과 함께 쓰이고, 손이 몸 바깥으로 향할 때는 설명이나 단순한 정보 제공, 예시, 인용 등의 표현이 동반된다는 것. 또한 손이 어깨선 위로 올라갈 경우는 신랄한 비판, 흥분, 멸시, 조롱 등의 감정 표현을 반영하고, 어깨선 아래의 손짓은 평이한 대화나 정보제공, 설명 등에서 나타난다.

불가리아 소피아대 베셀라 로자노바 교수는 발표문 ‘동방정교의 아이콘에 나타난 제스처의 발화 내적인 힘’에서 성상에 표현된 몸짓과 자세의 종교적 기능을 고찰했다.

성스런 자세로 축복하는 아기 예수나, 그리스도를 가리키며 구경꾼을 향해 돌아서 있는 성모상은 동방정교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성공적인 기여를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신체언어와 외국어 교육’에 대해 발표하는 이화여대 장한업 교수는 의미전달에서 동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동작과 언어가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외국어를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모양을 만드는 동작의 경우, 미국에서 ‘완벽해’, ‘바로 그거야’ 등을 의미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반대로 ‘빵점이야’, ‘졸작이야’ 등의 의미도 갖기도 하고, 한국 일본에서는 돈을 뜻하며, 그리스에서는 음란한 사람을 의미한다. 외국어를 익힐 때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이런 비언어적 의사표현을 함께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02-3277-3252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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