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발표한 5집 음반 ‘뉴스토리’의 주문이 톱스타 수준인 하루 3000여장에 이르고 있다. 이 음반의 타이틀곡 ‘또 한번 사랑은 가고’가 요즘 계절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25일 KBS 등 3사 라디오 PD들이 뽑는 ‘10월의 좋은 노래’에 선정됐다. 또 가을을 빨리 타는 서울 신촌이나 홍익대 앞에서 가장 자주 들을 수 있는 노래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1996년 말 고교생 가수로 데뷔한 이기찬은 이번 음반을 취입하면서 지난 5년 간의 노래 일기를 벽장 깊숙이 처박았다. 음반 타이틀을 ‘뉴스토리’라고 붙인 것도 과거와의 단절을 시도한 것. 그는 데뷔하자마자 스타급으로 떠올랐으나 그 후 세 장의 음반에서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지 못했다. 빼어난 가창력을 지녔지만 그의 ‘숫기 없음’이 10대 스타의 요건에 미달했기 때문이다.
“이젠 20대니까 ‘TV형 가수’에 대한 부담이 덜해요. 그래서 소리와 음악만으로 승부를 걸 수 있도록 음악을 송두리채 바꿨습니다.”
이번 음반의 수록곡은 ‘뉴 이기찬’을 강하게 보여준다. 타이틀곡 ‘또 한번 사랑은 가고’는 음 하나하나에 감정을 이입하려는 창법이 예사롭지 않다. 랩과 레게로 파워와 신명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녀의 구원’, 라틴 댄스로 목소리의 거친 결이 그대로 살아난 ‘비바! 내 사랑’, 선 고운 발라드 ‘이별은’, 간결한 댄스 ‘널 위한 사랑’ 등은 옛 이기찬의 팬들을 낯설게까지 한다.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도 눈길을 끈다. 극단 ‘유 시어터’의 ‘백설 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를 찍어 노래에 맞게 뮤직비디오로 편집한 것. 연극이 가수와 노래의 이미지에 잘 어울리는 데다 제작비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
그는 “음반 판매에서 계절 변화의 덕을 본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 최근 판매 호조를 설명할 수는 없다”면서 “내 진정한 노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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