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는 우리나라 전통 종이 가운데 하나인 장지(壯紙)를 두드려 부드럽게 한 후 안료와 아교를 반복해서 바르는 등의 작업을 통해 흐릿하면서도 그윽한 한국 고유의 정서를 창출해 왔다.
90년대 초반 미국 체류 이후 장지를 주 재료로 작업해온 정씨는 이번 전시에서 구체적 형상이 드러나지 않는 미니멀리즘적 추상이나 콜라쥬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흐린 적색을 배경으로 두터운 삼베의 채색이 돋아나는 ‘몽유도원도’(사진), 신라의 그늘이 느껴지는 황룡사 폐허를 그린 ‘황룡사지’ 등의 작품이 출품됐다. 02-720-5114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