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부터 이곳을 발굴 중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5일 “최근 대형 건물터와 연못터를 비롯해 기와 등 각종 유물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확인된 대형 집터와 연못터는 통일신라 수도 경주의 도시 구조와 신라인들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집터는 대규모인데다 그 격이 높아 귀족들의 집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분황사 동북쪽에 금(金)이 들어간 35개의 집이 있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과 일치할 가능성이 높아 관련 학계를 흥분시키고 있다.
발굴장을 살펴본 주보돈(朱甫暾·한국고대사) 경북대 교수는 “위치 규모 구조상으로 보아 ‘삼국유사’에 나오는 ‘금이 들어간 집’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주 교수는 또 “신라가 통일되고 가계가 분화되면서 커다란 친족 집단을 중심으로 한 주택군이 형성되었는데 이번에 확인된 건물터가 그 주택군의 하나로 보인다”면서 “‘삼국유사’에서 말하는 금이 들어간 집은 금으로 칠한 집이 아니라 부유한 대저택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함께 확인된 정원 연못터 역시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한 문화재 전문가는 “이번에 발굴된 연못터는 빼어난 조형미를 자랑하고 있어 안압지의 축소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1998년 경주 용강동에서 나왔던 연못 유적보다 조형미가 훨씬 뛰어나다”고 전했다.
홍성빈(洪性彬) 경주문화재연구소장은 “집터, 연못터는 매우 격이 높은 중요한 유적임에 틀림없다”면서 “앞으로 이들 건물터를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문화재연구소는 11월 이 유적을 전문가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