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연출가들이 그 메시지를 캐내려 노력했다. 특히 도덕주의적 비밀결사‘프리메이슨’의 이념에서 실마리를 찾아보려는 경우가 많았다.
모차르트 역시‘프리메이슨’의 회원이었고 분명‘마술피리’에는 프리메이슨의 정신이 여기저기 들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을 결코 프리메이슨적인 경건한 작품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이 작품이 초연된 극장은 귀족들이 모이는 곳이 아닌 대중 상대의 변두리극장이었다. 거친 농담과 야하고 진한 동작들이 무대에 올려지던 곳이었다. 이것이 빠지면 이 오페라는 생명이 없다.
또 하나 연출가들이 범하기 쉬운 잘못은 오페라 내용이 동화라고 해서‘코흘리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는 일이다. 이 오페라는 굳이 특이한 해석을 하려고 애를 쓸 것이 아니라 순수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나는 이번 연출을 통해 아라비안 나이트처럼 재미있으면서도 우리에게 지혜를 전달하는 동화로서 이 작품을 보이려고 한다. 이를 위해 동화책을 읽던 어린이들이 책 속으로 들어가 나중에 책 밖으로 나오는 것으로 장면을 설정했다.
악보에서는 별 특별한 어려움을 찾을 수 없는데도, 연습도중 제작진 모두 이 작품이 점점 어려워지는 경험을 했다. 이 작품의 순수함에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가 아닐까? 마음의 순수함을 재어보는 척도로서 이 작품을 내세워도 좋을 것 같다.
조성진(세종문화회관 공연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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