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웃기네'의 하늘이 '당찬 열세살의 도발'

  • 입력 2001년 10월 15일 18시 37분


열 세 살의 최연소 여가수 하늘(본명 김하늘·서울 노일중 1년)이 데뷔 두 달만에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노래 ‘웃기네’가 방송사 가요순위 프로에서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고, TV 출연도 신인 중 가장 빈번하다. 한 방송사 PD는 “하늘이가 나오면 순간 시청률이 뛴다. 앞으로 출연 요청이 더욱 빈번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매력은 데뷔곡 ‘웃기네’의 직설 화법과 무대 위 퍼포먼스. ‘웃기네’는 헤어진 연인이 다시 만나자고 호소하자 ‘웃기는 소리하네’라고 콧방귀 뀌는 내용이다. 그러나 ‘웃기네’는 남녀 사이를 넘어 거짓말을 밥먹듯 하는 세태를 꼬집는 것으로도 해석되면서 ‘웃기는 소리하네’가 유행어로 자리잡을 조짐이다.

‘웃기네/웃기는 소리 하네/너의 그런 거짓말들을/또다시 믿어줄 것 같니’(가사 일부)

그는 서너 벌의 옷을 겹겹이 입고 무대에 나와 노래 도중 일부 옷을 벗는 ‘퍼포먼스’로도 화제몰이에 성공했다. 167cm의 훤칠한 키에 웨딩드레스 한복 반바지 등을 차례로 벗으며 그에 맞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당돌함이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

이 아이디어는 하늘이 직접 냈다.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이 어린 나이답지 않게 조리 있다.

“진짜 하늘이 사람들에게 계절마다 달라 보이는 것처럼 내 이미지에 변화를 주기 위한 아이디어입니다.”

당초 기획사는 이 아이디어를 달갑지 않아 했으나 그가 고집하는 바람에 그대로 받아들였다고.

그는 지난해 6월 SBS ‘이경실 이성미의 진실게임’에 출연했다가 음반 기획자들의 스카웃 요청을 받았다. 그의 재능을 단숨에 알아본 개그우먼 이성미의 소개로 현 소속사에서 1년여 동안 음반을 준비했다.

그는 “앳된 목소리를 벗어나기 위해 목에 피가 날만큼 연습했다”며 “가수는 어릴 적부터 ‘직업’으로 꿈꿔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국 무용을 배워 ‘태평무’를 전수 받을 단계에 있었으나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예계로 선회했다.

그는 “한창 날씨가 더울 때는 여러 벌의 옷 때문에 땀띠로 고생했다”며 “연예인은 무대 위의 화려함과 달리 고생스런 직업”이라고 털어놨다.

음반 판매는 그러나 체감 인기보다 낮은 편. 그는 “진짜 하늘처럼 차분하게 영원히 팬들에게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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