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수다'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킬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의 사운드 트랙인 만큼 앨범은 전체적으로 비트가 강한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잔잔한 음에서 시작하여 점점 강한 비트로 달려가는 '프롤로그II & 더 퍼스트 어택(Prologue II & The First Attack)'은 어떠한 사건의 시작을 보여주는 폭풍전야의 느낌을 잘 전달하며 그 뒤에 이어지는 본 조비의 '원 와일드 나이트(One Wild Night)'는 사건의 시작, 즉 폭풍우 같은 느낌을 전하며 역동적이고도 빠른 영화의 느낌을 전달한다.
[들어보기]'One Wild Night' / 뮤직비디오
이러한 흐름은 '미스 오 신드롬(Miss O Syndrome)' '스크림 포 러브(Scream For Love)' 등의 곡들에서 '수다'적인 영상으로 바뀐다. 잔잔하면서도 변칙적인 리듬은 위트와 순수함을 무기로 좌충우돌하는 킬러들의 일상을, 그리고 왠지 생활에 서투른 그들을 표현한다.
가장 큰 공연은 역시 장중한 오케스트레이션의 몫이다. 햄릿공연음악에 사용된 4곡들은 폭발물이 터지는 순간의 장중함을 들려준다. 그 후의 곡들은 다시 희망을 이야기한다. 이렇듯 노래는 또 다른 영상이 되어 음반을 완성하고 있다.
요즘 음반치고는 많은 분량인 23곡(65분52초)으로 구성된 이번 앨범은 장진 감독과 여러차례 작업을 가진 한재권 음악감독의 작품이다. 한재권 감독은 이번 영화의 음악을 만들면서 유달리 장진 감독에게 많이 시달렸으며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다고 한다. 작업이 끝난 다음 그의 생각은 '살아있길 잘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음반은 '삶의 향기'를 진하게 내뿜고 있다. 정말 아이러니 하지만 그 또한 영화의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는 듯 하다.
김경숙<동아닷컴 기자>vlff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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