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련된 싱글이 좋다
“아직은 결혼에 쫓길 나이가 아닌 것 같아요. 결혼 적령기의 사람들이 모였다고 하지만 개별적 ‘만남’을 의식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휴식과 재충전이 중요한 거죠.”
여름휴가를 미뤄 왔다는 권기준씨(30·㈜SK 사원)는 ‘세련된 싱글’을 표방한다. 짝짓기를 전제하는 미팅 이벤트가 고작인 현실에서 직업 학벌 가정 결혼가능성 등 어떠한 것에도 구속되지 않는 독자적인 사교문화를 추구해 왔다는 것.
권씨의 기대처럼 이곳 싱글파티 현장은 마치 대학생들이 수련회에 온 것처럼 활달한 분위기다. 남자 13명, 여자 30명으로 구성된 참석자 대부분이 이전에 전혀 모르던 사이인 것이 오히려 짧은 시간에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서먹하지 않으냐”고 물으면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과 같이 오면 신선한 분위기가 반감된다”고 답하는 이들이 많다.
참가자들은 현재 싱글이지만 독신주의는 아닌 것이 특색. ‘비(非)결혼’ 상태일 뿐, ‘반(反)결혼’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회가 만들어 놓은 결혼에 관한 여러 가지 고정관념에 대해서는 어떠한 강박감도 느끼지 않고 있다. 참석자 김원진씨(25·여·서울 압구정동 수치과 의사)는 “집에서 어머니가 오히려 ‘굳이 결혼할 필요없다’고 말씀하세요. 저 역시 결혼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말했다.
#레저는 싱글의 경쟁력
싱글라이프에는 ‘취미로서의 레저’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이번 싱글파티 참석자들도 “사람들끼리 사귀는 데 레저 활동이 좋은 바탕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클럽 메드 채러팅리조트에는 여러 가지 레저를 즐길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완비돼 있다. 한밤중에 숙소 옆에 있는 풀에서 수영을 즐기고 별을 보며 대화를 하는 사람도 눈에 띈다.
바닷가에는 윈드서핑이나 카약을 타기 위해 몸을 푸는 사람이 있고, 별도의 실내무대에서는 살사댄스를 배우는 남녀들로 가득 차 있다. 낮에는 수구나 비치발리볼 게임을 즐기느라 왁자지껄하다. 모든 레저는 싱글파티 참가자들이 주축이지만 별도로 리조트에 들른 외국인들도 몇 명씩 끼게 된다.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싱글
싱글파티 참가자들은 ‘애인’보다는 ‘지인(知人)’을 만들고 싶어했다. 쉽게 얘기해서 ‘발을 넓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셈. 이번 참가자들은 순식간에 의기투합해 홈페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그래서 서로가 굳이 연락처를 물어야하는 쑥스러움도 없었다.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한 참석자는 “의사, 공무원, 대기업종사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직 종사자들과 격의 없이 친해진 게 큰 소득이다. ‘비즈니스’로 만난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훗날 비즈니스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싱글파티 참가비용은 4박5일 기준 86만9000원. 먹고 마시고 놀고 즐기며 잠자는 비용이 모두 포함돼 있다. 현재 4차까지 230여명의 싱글들이 참가했다. 내년 2월경에 다음번 싱글파티가 열리며 인터넷(www.clubmed.co.kr)에 자세한 정보가 실려 있다. 02-3430-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