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수덕사 대웅전 이음새 훼손 심각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8시 15분


대웅전 정면 맨왼쪽 기둥 위의 부러진 창방
대웅전 정면 맨왼쪽 기둥 위의 부러진 창방
충남 예산에 있는 국보 49호 수덕사 대웅전이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건축구조 전문가인 신순호 우람구조기술사무소장은 최근 수덕사 대웅전을 정밀 조사한 결과, 건축 부재 상당수가 뒤틀리고 일부는 부러진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신 소장은 “일부 공포(拱包·처마를 안정감있게 받쳐주기 위해 기둥 위부터 대들보 아래 사이에 여러 짧은 부재를 중첩되게 짜맞추어 놓은 것)의 부재들이 부려져 있고 일직선 축으로 놓여야할 부재들의 상하 축이 심하게 어긋나 있는 등 전체적으로 부재와 부재의 연결부위가 많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신 소장의 조사에 따르면 △대웅전 정면 맨왼쪽 기둥 공포 부분의 창방(昌防·기둥과 기둥 위를 가로로 연결하는 부재)이 부러져 있고 △대웅전 현판 바로 왼쪽 공포 부위의 연결 부재가 축이 심하게 어긋나고 뒤틀려 있고 △오른쪽 지붕 아래 기둥 위의 맨아래 우미량(牛尾樑·소꼬리 모양의 부재)이 일부 파손돼 있으며 △출입문 문틀 하단의 맞춤부도 벌어져 있다는 것.

대웅전 왼쪽면 출입문 문틀의 벌어진 틈새

이같이 부재가 훼손되고 연결 부위가 어긋나있는 것은 대웅전 건물이 전체적으로 힘이 떨어져 하중을 견디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신 조장은 “당장이야 무너지지 않겠지만 현 상태로 대웅전을 방치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면서 “대웅전 보존을 위해 서둘러 종합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려 충렬왕 때인 1308년 세워진 수덕사 대웅전은 단순 간결하고 힘이 넘치면서도 균형잡힌 우아함을 자랑해 한국 최고의 목조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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