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그램코리아, 진로발렌타인스, 하이스코트 등 메이저 업체들은 고급 위스키의 주종인 12년산 프리미엄 위스키의 주문이 계속 호조를 보이자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기법을 총동원하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애주가들의 지갑이 얇아졌지만 위스키에 관한 한 소비자들은 가격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것.
프리미엄 위스키는 위스키 원액을 12년 이상 숙성한 제품으로 원액의 숙성연수가 8년 이상인 스탠더드급 위스키와 구별된다. 원액 숙성연수가 15년이 넘는 위스키는 슈퍼프리미엄급으로 분류된다.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프리미엄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80%를 넘으며 슈퍼프리미엄급도 지난해 2%에서 올해는 7%로 판매량이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연간 시장 규모가 1조2000억원대인 국내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에서는 진로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 하이트맥주 계열사인 하이스코트의 ‘딤플’, 씨그램코리아의 ‘윈저’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9월말까지 임페리얼 딤플 윈저 등 12년산 프리미엄 위스키는 모두 329만1288상자(1상자 700㎖ 6병 기준)가 팔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임페리얼이 40.7%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딤플이 32.8%, 윈저가 26.5%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불경기속에서도 고급 위스키가 잘 팔리는 것은 ‘기왕 마시는 술이라면 좋은 술을 마시자’는 애주가들의 고급주 선호 심리 때문으로 풀이된다.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수입위스키는 ‘패스포트’와 ‘썸씽스페셜’ 등 중저가 스탠더드급이 90% 이상을 차지했고 시장 규모도 미미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와 고급스러운 취향에 맞추기 위해 업체마다 병 모양을 첨단 감각으로 바꾸고 맛과 향기의 수준을 높이는데 각별한 신경을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임페리얼〓진로발렌타인스측은 임페리얼이 한국시장에서 성공한 비결로 △세계적인 명성을 지닌 밸런타인 가문의 완벽한 블렌딩과 원액품질 관리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부드러운 맛 △소비자의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외양 혁신 등을 꼽는다. 한국시장의 특성에 맞춰 세계 최초로 500㎖ 용량의 제품을 선보이는 등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편 결과 올해 4월에는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달부터 판매되는 모든 임페리얼 제품에는 이탈리아에서 개발한 위조 방지장치를 부착했다.
▽딤플〓현존하는 스카치 위스키 가운데 기록상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증류소에서 생산됐다는 점을 내세워 역사와 정통성을 자랑한다.
오래 숙성된 스코틀랜드 헤이그 가문의 하이랜드 몰트위스키와 글렌킨치 증류소의 부드러운 로랜드 몰트위스키가 조화를 이뤄 부드러우면서도 독특한 향과 맛을 낸다.
전세계 80여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위조품을 만들지 못하도록 알루미늄 이중 캡(병 뚜껑) 구조로 설계됐다.
▽윈저〓스코틀랜드 하이랜드 지방에서 윌리엄 힐 가문이 보유한 200년 전통의 제조법으로 빚었으며 최상의 원액만으로 블렌딩돼 한국인의 섬세한 입맛에 잘 맞는다는 평. 99년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축하만찬에 한국 위스키의 대표자격으로 진상된 적도 있다.
17년산 슈퍼프리미엄급에서 성공을 거둔 여세를 몰아 프리미엄급 제품의 판촉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계획. 소비자들의 고급화 욕구에 맞춰 주류부문 최초로 소비자 조사를 통해 ‘고품격’과 ‘세련’을 컨셉트로 12년만에 독특한 윈저풍 디자인을 개발했다.
<박원재기자>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