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는 아주 오래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이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힘이 있다. 그것은 신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풍부한 상상력과 그 상상력이 만들어 낸 창의적인 세계가 독자를 끌어당기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스 신화’는 우리 나라에도 여러 가지 이름으로 출판돼 나와 있지만, 이번에 나온 ‘동화로…’는 표지 그림부터 눈에 띈다. 현대의 모습과는 색다른 느낌의, 다분히 ‘신화적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림은 책에 있어 삽화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신화는 원전(엄밀하게 말하자면 신화는 구비전승된 이야기로 원전이 없다)에 충실하기 보다, 이야기를 다시 쓰는 작가의 해석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어린이들로 하여금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 수 있도록 생명력을 불어넣어 재창조 된 이야기인지, 단순히 신화의 형태만을 좇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1차분으로 출간된 6권 가운데 제 1권 ‘티탄들과의 전쟁’에서는 혼돈의 신 카오스가 혼자 사는 데 싫증을 느껴 대지의 여신 ‘가이와’와, 끝없는 지옥 ‘타르타로스’를 비롯해 어둠의 ‘닉스’, 빛나는 낮의 ‘헤메라’를 창조하는데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신들은 또 다른 신들을 낳고, 마침내 ‘제우스’가 신과 인간들의 통치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신화를 읽다 보면 항상 자애롭고 성스러운 신만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평범하고 약한 인간에게 끝없는 질투를 하거나, 그냥 지나칠 만한 일에도 끝까지 복수를 한다거나, 악의 화신도 등장한다. 지극히 인간적인 것, 우리네 삶을 보는 것 같은 착각, 바로 그런 점이 신화가 오랜 세월 동안 우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가 아닐까?
그리스 신화를 처음 접하는 어린이들은 신들의 이름이나, 그들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읽기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웅적인 신들의 행동이나, 그들이 만들어 낸 새로운 창조물들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어느새 신화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책 뒷면의 신에 대한 설명이나 신들의 계보가 읽기에 도움이 되기도 할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용.
오혜경(주부·서울 강북구 미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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