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경영]21C이끌 127개 '와일드카드' '2020년 기업의 운명'

  • 입력 2001년 10월 26일 18시 22분


◇ '2020년 기업의 운명'/패트리셔 무디, 리처드 모얼리 지음/

422쪽 2만원 사과나무

21세기 제조업의 모습은 어떨까? 특히 공장의 모습은 어떨까? 어떤 기업이 리드할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기업을 경영하는 기업인들은 물론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공저자 중 한명인 모얼리는 실제 무인 공장 제어시스템의 핵심 도구인 PLC(프로그래머블 논리 제어기)에 대한 특허를 지닌 기술자이며, 다른 한명인 패트리셔 무디는 모토로라, 존슨 앤 존슨 등에서 기술관련 자문을 해온 기술컨설턴트이다. 이들은 미래 기업의 운명을 기술이 결정할 것이라는, 다시 말해 기술이 돈을 만든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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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따르면 2020년의 제조업분야의 세상은 기술을 중심으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기업과 나머지로 더욱 확연히 분리된다. 제조과정은 실험실과 같이 깨끗하고 조용하고 한층 규모가 작아진 환경 속에서 이뤄질 것이다. 회사는 고객이 직접 디자인한 제품을, 전통적인 작업현장이 아니라 소비지에 근접한 곳에 분산해 현지 생산한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는 전시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모습 그대로 조립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물론 리더와 지식근로자의 모습도 변화시킬 것이다.

이 책은 한마디로 제조업과 기술의 급속한 변화속에서 사회를 이끌고 갈 사람들의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술의 게임에서 누가 승자가 되고 누가 패자가 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127개의 와일드카드’는 향후 기술발전과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이중 다음의 예측들이 흥미롭다.

‘일본은 재무의 중심이지 제조의 중심은 되지 않을 것이다. 재무가 제조보다 일본인의 생활 스타일과 문화적 적성에 더 맞다. 출퇴근시간의 교통정체가 사라질 것이다. 왜냐하면 산업혁명 초기의 공장마을처럼 앞으로는 사람들이 일하는 곳에서 살고 사는 곳에서 일할 것이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도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그것은 지능 시스템에 내장 될 것이다. 종이의 소비는 더 늘어날 것이다. 종이는 오랜 세월동안 시험을 견뎌낸 유일한 정보매체이다.’

저자들은 산업을 변화시킨 첨단기술에 대한 폭 넓은 경험과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제조업의 미래에 대해 독창적이면서도 설득력 있는 견해를 보여줬다.

그들은 오늘날 제조 현장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기업의 세 가지 악습 즉, 단기적 안목, 발목잡는 조직구조, 그리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무분별한 경영기법의 도입을 지적하고, 그것들을 제거하고 미래를 지배하게 될 혁신적 기술들을 골라낼 수 있는 기준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의 미래를 ‘기술혁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았다는 점과 서비스업의 비중이 제조업을 능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제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재규 옮김, 원제 The Technology Machine.

오세경(건국대 경영·경영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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