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곡의 협주곡은 김형규 교수에게는 친숙한 레퍼토리. 김 교수는 1999년 예술의 전당 교향악 축제에서 협주곡 3번을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바 있다. 음악평론가 김동준은 “곡에 대한 원숙미와 기품, 섬세하고 다채로운 뉘앙스를 담아서 음악적 영감이 충만한 연주를 들려주었다”고 동아일보 지면에서 당시 연주를 평했다.
음반에서 접하는 면모도 크게 다르지 않다. 3, 4번 협주곡은 베토벤의 유머와 리듬감이 높은 경지로 형상화돼 연주자의 치밀한 손가락 터치가 요구되는 작품. 음반에서 연주자는 고도로 깔끔한 핑거링(운지·運指)를 통해 결고른 충만한 리듬감을 들려준다. 정제된 손가락 터치는 특히 두 협주곡의 마지막 론도 악장에서 빛을 발한다. 02-2290-1270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