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에 걸쳐 가장 사랑받는 저음 현악기였으나 첼로에 밀려 공룡처럼 ‘멸종’의 길을 걸었던 비올라 다 감바. 이 악기를 위한 독주회가 국내 처음으로 열린다. 14일 7시반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파올로 판돌포의 독주회가 그것이다.
판돌포는 올해 42세의 이탈리아인. 재즈를 좋아해 열여섯살 때 더블베이스를 만지게 된 것이 그의 운명을 결정했다. 손가락 놀림을 발전시키고자 클래식 첼로 수업을 받게 됐고, ‘옛 음악을 당시 악기와 정신으로 연주한다’는 고음악 운동을 접하게 된 뒤 옛날 악기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 것.
그는 1981년 고악기의 거장 조르디 사발이 결성한 연주단체 ‘에스페리옹 XX’에 참여하면서 큰 영향을 받는다. 사발은 바로 ‘세상의 모든 아침’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연주자. 판돌포는 그에게서 비올라 다 감바의 세부적인 연주 기술을 전수받았고, 1989년 스위스 바젤의 음악교육기관 ‘스콜라 칸토룸’ 교수로 임명된 뒤 또다른 옛악기 ‘비올’을 위한 앙상블 ‘라비린토’를 조직하기도 했다.
“비올라 다 감바는 궁성과 귀족의 악기로, 깊은 향취를 전해주는 음색에 비해 소리의 크기가 작다. 17세기 이후 유럽에 대공연장이 늘면서 소리가 큰 첼로에 비올라 다 감바가 밀려 잊혀졌지만 그 깊고 명상적인 음색까지 잊혀져선 안된다.”
판돌포가 설명하는 비올라 다 감바의 매력이다. 올해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을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한 음반으로 화제를 불러 일으킨 그는 이번 독주회에서 이 작품에 수록된 전 6곡 중 1, 4, 5번을 ‘감바’의 섬세한 음색으로 소개한다. 3만∼5만원. 02-599-5743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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