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덕스런 대답의 주인공은 기업용 솔루션 개발업체 PTC코리아의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는 박수진차장(33)이다.
나이보다 앳되고 귀여운 용모 때문만은 아니다. 오히려 박차장의 경력과 현재 하는 일을 들여다보면 공주보다는 ‘전사’를 연상시킬 정도다.
박차장은 대학에서 기계설계학을 전공했고 항공시스템 등을 다루는 다른 회사를 거쳐 다국적기업인 PTC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해석공학을 적용, 고객사에 컨설팅을 하고 있다.
PTC코리아는 기업들이 제품기획부터 판매의 전과정에서 부서간 영역간 개인간 협업을 하도록 지원해주는 전산솔루션을 개발, 구축해주는 업체.
박차장은 1개월에 보름은 해외출장중이다. PTC 8명의 컨설턴트중 유일한 여성이고 국제기계설계 회의장을 다녀봐도 홍일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 박차장이 ‘신(新)공주론’의 주창자라는 것이다.
“스스로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 신공주론의 핵심입니다.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를 존중하면 정말 그만큼의 사람이 돼있는 거예요.”
외모에만 치중하고 ‘예쁜 척’을 하는 것은 공주병. 한편으로 사회적 성공에만 치중해서 자신과 가정에 소홀한 것도 또다른 공주병이다.
신(新)공주라면 어디에 있는가 보다는 무엇을 하는가를 항상 생각하며 자기 관리를 훌륭히 해내는 여성이라는 것이다.
고객사를 방문할 때는 회사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으로 깔끔하고 신뢰감있게 이미지 관리를 한다. 컨설팅프로젝트 중에는 오전6시반에서 오후11시무렵까지 고된 일이 계속되지만 미소를 잃지 않는다.
“나를 소중히 하는 것은 이기심과는 다르죠. 나를 아끼면 나의 일, 내가 만나는 사람, 나의 환경 등에 모두 성실히 임하게 돼요.”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으며 7세와 4세 두 아이의 엄마인 박차장은 아이들의 머리맡에 그림카드를 놓아두고 가끔씩 환상적인 요리솜씨를 보이기도 한다.
“한국의 보수적인 시어머니상의 전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시어머니가 ‘떡먹듯이 야근과 외박을 하는’ 며느리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 것도 저의 ‘나를 아끼는 방법’이 통한 것이라고 볼 수 있죠.”
해외출장에서 전날 돌아왔다는 박차장이 웃으며 말을 맺었다.
<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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