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의 조명은 무대 위 18명의 청주여자교도소 재소자 합창단을 조용히 비췄다.
자신의 남자 친구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15년형을 받은 한 재소자가 ‘부모님께 드리는 글’을 읽을 때 이들의 안색은 어두워졌지만 노래가 시작되자 다시 희망의 분위기가 무대 위에 감돌았다.
이날 음악회는 재소자와 출소자들을 돕는 기독교세진회(이사장 양인평·梁仁平 변호사)가 재소자 선교 활동 지원을 위해 마련한 것으로 올해로 22회째. 무기수 3명을 포함해 대부분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여자 재소자들의 노래는 대강당을 가득 메운 청중들을 감동시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997년부터 합창단을 지도하고 있는 강창호 전도사는 “삶을 포기했던 이들이 노래를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고 조그마한 희망이나마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노래를 마친 18명은 잠시 동안 가족들과 만난 뒤 다시 교도소로 향했다.
<민동용기자>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