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차기 출판협회장은 누구?

  • 입력 2001년 11월 13일 18시 28분


내년 2월말 실시되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선거를 앞두고 출판계가 벌써부터 술렁이고 있다. 997개 출판사가 회원인 출협은 출판계를 대표하는 단체.

두 세명의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출판인들은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물밑 대화를 진행하는 등 신경을 쓰고 있다. 회장은 회원사 사장들이 직선으로 선출한다. 특히 이번에는 출판시장 위축과 도서정가제 붕괴 조짐, 디지털 기술 발달에 따른 제작 환경 변화에의 대응 등 출판계의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회장 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차기 회장에 대한 출판인들의 기대가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회장 출마를 위해 가장 먼저 활동을 시작한 사람은 영재교육사의 임홍조 사장. 임 사장은 “출협 상무를 10년간 지냈고 93년 책의해 사무총장을 맡은 적이 있어 출판계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출판인들의 바람이 무엇인지 잘알고 있다”면서 “회장에 출마해 출판 불황 타개 등에 작은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가까운 출판사 사장들과 만나 지원을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6년부터 93년까지 8년간 참고서협회 회장을 지냈던 임 회장은 참고서와 학습지 전문 출판사들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출협 회장에 두 번 출마했다가 근소한 표차로 낙선한 범우사 윤형두 사장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윤회장은 “지난번 회장 선거 때 도와줬던 사람들로부터 출마 권유를 받고 있지만 아직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사장은 “출협이 구심점을 잃고 있고 산적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며 누군가 나서서 도서관의 장서 확대를 통한 독서인구 창출 등에 앞장서야 한다”고 말해 회장 출마 의향이 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또 단행본 전문의 일부 중견 출판인들은 윤석금 웅진닷컴 회장을 새 회장에 추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윤 회장과 수차례 만나 회장에 출마하도록 설득했다. 윤 회장은 “몇차례 출마 권유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회사에 일이 많아 출협 회장을 맡기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회장은 “경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회장 추대시 수락 가능성까지 부인하지는 않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런 가운데 나춘호 현 회장을 다시 추대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 회장이 2000년에 임기 3년의 아시아태평양출판협회 회장에 선출된데 이어 올해 국제출판협회 이사로 선출돼 앞으로 2, 3년간 한국을 대표해 국제무대에서 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그를 회장에 재추대하는게 바람직하는 것이다. 나 회장은 “3년 임기의 회장을 6년이나 연임했기 때문에 또 다시 맡는 것은 힘이 부친다”고 말했다.

아직은 출마 예상자들이 조심스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회장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출판계의 분위기가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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