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책]말더듬이 아이가 본 교실 '선생님, 울지 마세요'

  • 입력 2001년 11월 16일 18시 19분


선생님, 울지마세요/나윤빈 지음 이미정 그림/210쪽 7000원 문학사상사

어느 문제많은 초등학교 6학년 교실이 새 담임선생님을 맞아 변해가는 모습을 말더듬이 아이의 눈을 통해 그린,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는 동화다. 올해 삼성문학상 장편동화 부문 수상작.

금빛 초등학교 6학년 5반. 담임선생님이 교통사고를 당해 없는 동안 아이들은 아파트패와 달동네패로 나뉘어 자기들끼리 보이지 않는 벽을 쌓고 함께 어울리지도 않는다. 어느날 새 담임선생님으로 작은 키의, 그러나 다부진 여선생님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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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의 교육방법은 특이하다. 첫날부터 짝꿍의 별명을 짓게 하는가 하면, 도덕 시간에는 짝꿍의 흉을 쓰고 서로 바꿔 보도록 해 자신의 단점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게 한다.

가장 싫어하는 친구를 적어내도록 해 짝꿍으로 만들어주고 그것도 모자라 체육시간에는 짝꿍과 다리를 묶고 2인3각 달리기를 시킨다. 아이들을 집으로 초대해 손수 음식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어느새 아이들은 아파트패와 달동네패로 나뉜 마음의 문을 서서이 열어간다. 그리고 불우한 가정 환경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영민이를 힘을 합해 찾는 과정에서 각자의 마음 깊숙이 가라앉아 있는 친구에 대한 사랑을 발견한다.

동화에는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나온다. 잘난 형에 대한 열등감으로 말을 더듬는 현우, 폭력을 휘두르며 온갖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민구, 가난한 생활을 벗어나 화려한 미래를 꿈꾸는 현정, 주정꾼 아버지 때문에 집을 나가 앵벌이를 하는 영민, 불치병에 걸린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낸 수정…. 이들이 선생님의 도움을 받거나 친구의 도움을 받으면서 올바른 아이로 성장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때론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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