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여가정보학과' 개설 명지대 김정운 교수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8시 19분


‘주5일 근무제’ 시행이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명지대 기록과학대학원에 국내 최초로 석사과정의 ‘여가정보학과’가 신설돼 내년 1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이 학과는 여가시간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조언하는 여가기획자(Leisure Planner)와 여가산업의 큰 틀을 짜는 여가비즈니스설계자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학과의 김정운 주임교수(39)는 “여가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사회적 준비없이 주5일 근무제를 맞게되면 가족구성원간의 갈등부터 시작해 각종 사회문제가 야기될 것”이라면서 “여가활용과 관련해 사회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인, 특히 남자에게는 술 먹고 2, 3차까지 가는 것 외에는 이렇다할 ‘놀이문화’가 없습니다. 또 집단으로 엮였을 때는 호기롭게 행동하지만 일대일로 대면해 놀거나 즐기는 방법은 전혀 모릅니다. 이미 IMF 이후 실직자들의 사례에서도 드러났지만 주5일제가 돼서 가족들이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이런 일대일 대면 놀이문화에 익숙치 못한 한국의 부부, 부모 자식들이 겪게될 갈등, 특히 가장들의 부적응증은 불을 보듯 훤합니다.”

김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여가이용시간의 주체를 철저히 ‘가족’으로 설정한 프로그램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교과과정 내에서 ‘여가 심리’와 ‘여가 정보관리’가 핵심으로 강조된다.

“지금까지 여가활동은 철저히 개인의 선택에 따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성격이나 연령대, 가족구성 내용에 따라 어떤 여가활동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는지 유형적 분류가 가능합니다. 개인의 인성을 분석한 뒤 그런 유형별 접근을 통해 개개인에게 적절한 정보를 주면 여가활동이 다채로워질 수 있죠.”

81학번으로 독일 베를린자유대학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김 교수는 특히 한국사회 386세대들의 여가에 대한 태도를 관심 연구주제로 삼고 있다.

“386세대 대부분이 사회운동을 하던 젊은 시절의 금욕주의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으면서도 ‘룸살롱’같은 기성의 놀이문화는 그대로 답습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태도로 놀이문화 변화를 가로막는 주범세대가 되고 있어요.”

학과 안내 사이트는 www.leisure-studies.com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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