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전문의 양창순 박사(서울 청담동 ‘대인관계클리닉’ 원장)는 대인관계에서 흔히 겪는 고민 99가지를 진단사례와 묶어 ‘때로는 내 안에, 때로는 내밖에 있는 나’란 제목의 책을 최근 출판했다.
누구나 나를 인정해주고, 누구나 내가 가진 억울함을 이해해주고, 누구나 나를 좋아해 줄 것이라는 착각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양박사의 주문이다.
나를 다소 싫어하거나, 나와는 성격도 다소 틀린 사람이 많다는 현실인식을 갖고 있으면 별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열등감 자만심 피해의식 편견 등도 결국은 ‘상대방의 태도는 틀리고 내가 옳다’는 이상주의적 가치관에서 온다는 것.
부모나 자식, 혹은 부부 사이에는 ‘다른 사람도 아닌 가족인 당신이 나를 이렇게 몰라주느냐.는 ‘이심전심(以心傳心) 콤플렉스’가 있다고 한다. 한국의 가족구성원은 특히 심리적으로 너무 거리를 두지 않고 서로를 간섭하고 구속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한번 틀어지면 갈등과 마찰이 잘 봉합되지 않는다.
평소 ‘수직적 충고’의 틀을 깨뜨려 ‘수평적 대화’에 익숙해지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좋다고 양박사는 충고했다.
청춘남녀의 사랑도 대인관계측면에서 분석해 볼 수 있다. 양박사는 상담자의 상당수가 상대방의 사랑이 식었다고 호소한다고 말한다.
양박사는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는 열정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비정상적’ 사랑이다. 봄날이 가듯 사랑이나 열정도 간다는 사실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건강한 사랑이란 열정에서 우정으로, 그리고 책임감과 약속관계를 형성하는 단계를 이행한다는 것이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