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창극단이 송만갑을 기념하는 ‘두 개의 춘향’ 공연을 갖는다. 12월1일 4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창극 ‘봄의 향기’ 와 다음날인 2일 같은 장소에서 공연되는 ‘춘향, 옥중화’가 그것.
먼저 공연할 ‘봄의 향기’는 창극 ‘춘향전’ 전체를 압축 재구성해 1시간30분으로 담아냈다. 사설을 과감히 생략하고 중심적인 소리를 살렸다는 연출자 주호종의 설명. 조영규가 대본을 쓰고, 이몽룡 역에 왕기철, 춘향 역에 나태옥이 출연한다.
둘째날 ‘춘향, 옥중화(獄中花)’는 춘향전의 옥중 장면만 잘라내 돋보기로 들여다보듯 집중 조명한다. 이 부분은 기존 창극 춘향전 가운데서도 ‘십장가’ ‘쑥대머리’ ‘편지 읽는 대목’ 등 수많은 눈대목 (하이라이트)가 펼쳐지는 핵심부분.
한승석이 대본을 손질하고 왕기석이 연출을 맡았다. 특히 남자와 여자가 같은 음역에서 노래하는 현재의 창극과 달리 남녀의 조(調)를 바꾸어 안정된 음역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도록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음악을 담당한 이태백씨는 “1930년 정정열 명창이 오늘날 조바꿈에 해당하는 ‘변청’을 사용했다는 기록에 따라 오늘날에 맞게 조바꿈을 시도해보았다”고 설명했다.
첫날 ‘봄의 향기’ 공연에 앞서 1시에는 학술발표회 ‘송만갑의 생애와 예술’이 열린다. 이보형 한국고음반연구회 회장이 기조발표를 하고, ‘송만갑과 창극’ ‘송만갑 음악론’ 등의 발표가 이어진다. 1만∼2만원. 02-2274-1173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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