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 지킴이]사고유형 분석 대대적 단속 성과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8시 54분


‘청풍명월’의 고장인 전남 화순군에 들어서면 도로 곳곳에 ‘교통질서 화순군민 최고’라는 대형 표지판이 눈에 띈다. 이 표지판은 동아일보와 손해보험협회 등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공동 제정한 ‘2001 교통안전대상’에서 경찰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전남 화순경찰서(서장 김학영·金學英)가 교통안전에 대한 군민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설치한 것.

화순경찰서가 도로에 표지판을 자신있게 세워놓은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광주와 전남의 7개 시 군을 연결하는 화순군은 하루 평균 통행량이 9만8000여대에 이르는 교통 요충지. 하지만 대부분의 도로가 편도 1차선으로 협소하고 굴곡이 심한 탓에 93년부터 6년간 매년 평균 39명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 다발지역’이었다.

화순경찰서는 이같은 오명을 벗기 위해 사고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인 계도활동을 벌여 지난해 25명이었던 사망자수를 올해는 10명으로 줄여 전남지역 26개 경찰서 가운데 사망사고 줄이기 1위를 차지했다.

화순경찰서가 이같은 성과를 거두기까지에는 김서장의 역할이 컸다. 김서장은 지난해 전남 진도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당시 ‘음주운전과의 전쟁’을 벌여 교통안전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한 주인공.

시도 때도 없는 음주단속으로 ‘악명’이 높았던 김서장은 올 7월 부임하자마자 사고 다발지점과 위험장소 195개소를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그는 관리지역의 사고유형과 시간대, 도로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한 뒤 매일 30여명의 직원들을 집중 배치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였다.

또 교통안전시설물을 확충하기 위해 군수와 군의회의장을 수시로 만나 올 시설비 2억3800만원과 추경예산 3000만원을 타냈다.

화순경찰서는 이 돈으로 228개소에 교통신호기와 경보등, 표지판을 설치하고 경사로와 과속지점 32곳에 폐타이어 900여개를 설치했다. 이면도로에도 노면표지병과 과속방지턱을 설치하고 경운기, 트랙터 등 농기계 3600여대에 야광반사기를 부착했다.

화순경찰서의 또 하나 자랑거리는 전국 경찰서 가운데 유일하게 서내에 마련된 어린이 교통교육장. 올 3월 개장한 교통교육장은 면적이 10평으로 좁은 공간이지만 건널목과 각종 교통표지판 등이 설치돼 개장이후 지금까지 유치원 및 초등학생 4600여명이 다녀가 현장교육의 장으로 자리잡았다.

김서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경찰의 임무에 충실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게돼 부끄럽다”며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사고예방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준 직원들과 수상의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화순〓정승호기자>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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