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어린이 미라 최초발굴

  • 입력 2001년 12월 10일 16시 23분


17세기 중엽 조선시대 아동복과 어린이 미라가 국내 처음 발굴됐다.

단국대 석주선박물관 발굴팀은 “지난달 15일 경기 양주군 주내면 광사리 해평 윤씨(海平 尹氏) 선산의 묘지 이장 공사 현장에서 10세 이하로 보이는 어린이 미라와 17세기 아동복 5벌, 성인 의복 3벌을 완벽한 형태로 발굴했다” 고 10일 밝혔다.

현재 전통 아동복은 1900년대 이후의 것만 남아 있어 이번에 발굴된 것이 가장 오래된 실물 아동복이 된다. 발굴 당시 미라의 주인공은 바지에 상의로는 ‘누비 동다리 직령포’ 를 입고 있었다. 동다리는 한 벌의 옷에 색이 다른 옷감을 이어 붙여 만든 것이고 직령포는 곧은 깃을 단 외투를 말한다. 이 상의는 조선 말기에 일반화된 아동용 두루마기와 비슷하나 옆이 트인 것이 특징이다.

단국대 발굴팀장인 박성실(朴聖實·한국복식사)교수는 함께 발굴된 성인복으로 볼 때, “17세기 중엽 효종이나 숙종 때 조성된 묘 라면서 아동복은 원본이 없어 그림 자료로만 연구했는데 이번 발굴로 아동복 연구 및 복원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고 설명했다.

어린이 미라는 신장 102㎝이며 땋은 머리와 치아 구조 등으로 보아 10세 이하 남자 아이로 추정된다. 땋은 머리와 치아 손발톱 성기 등이 그대로 보존상태가 양호하다. 미라를 살펴본 서울교대의 조용진(趙鏞珍·미술학 겸 인체해부학)교수는 “미라의 보존 상태가 좋아 조선시대 한국인의 신체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자료를 얻게 됐다” 고 말했다.

<이광표기자>kp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