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1981년 초연 뒤 해마다 공연되고 있다. ‘빈방…’은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 크리스마스 시즌의 레퍼토리가 된 것처럼 대학로의 ‘단골 공연’이 됐다. 매년 3000명 이상의 관객이 이 작품을 관람했고 영화 ‘친구’로 스타가 된 유오성, 중견배우 강신일 등이 출연하기도 했다.
‘빈방…’은 상임 연출자 최종률(한동대 겸임교수)이 1980년 외국에서 있었던 실화를 소개한 신문의 짧은 칼럼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크리스마스 연극을 준비중인 어느 교회의 고등부 연극반. 작품 연출을 맡은 연극반 교사는 학생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신지체아인 덕구에게 여관 주인역을 맡긴다. 공연 날 덕구는 빈방을 찾는 요셉과 만삭의 마리아를 보면서 연극과 현실을 혼동해 “우리 집에 빈 방 있어요. 마굿간에 가지 마세요”라고 절규한다. 객석에서는 웃음이 터지고 연극이 엉망이 된 가운데 덕구의 긴 독백이 시작된다.
극단 ‘학전’의 김민기 대표는 “일년을 마무리하는 12월에 마음의 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작품이 바로 ‘빈방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연출자 최종률이 극중 교사 역으로, 박재련(은일여자정보산업고 교감)이 주인공 덕구로 출연한다. 특히 29세 때 초연 무대이후 21년째 한해도 거르지 않고 이 배역을 맡은 박재련은 올해로 50세를 맞았다. 이밖에 강신일 신반석 조승희 등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4시 7시반, 토·공휴일 오후 3시 6시(24·31일 밤10시 공연있슴). 8000∼1만5000원. 02-2269-9005.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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