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업 경영에서 고객 관리의 중요성은 항상 강조되어온 핵심 화두이다. 그러나 의외로 많은 우리나라 경영자들이 고객 관리에 대해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다. 우선 고객 중심적인 사고 또는 고객의 욕구 변화에 잘 대응해야 한다는 원칙을 모든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하고 있다. 사실 고객 중심적인 사고의 핵심은 모든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장 세분화를 통해 선택된 목표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현재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기존 고객에 집착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고객 개발을 등한시한다는 점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고객품귀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경쟁자 수의 급격한 증가, 최고의 기술과 전략의 확산, 넘치는 정보, 고객의 시간 부족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객이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한 기존 고객보다는 새로운 고객을 개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80년대 중반 이후 시장 리더십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5,009개의 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고 이 중에서 시스코, GE, 인텔, 야후, 월마트 등 미래 시장을 주도할 100대 기업을 추출하였다. 이들 100대 기업이 고객유치전쟁에서 어떻게 승리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어떻게 고객품귀현상을 극복하고 고객풍요로 전환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 내용이다.
저자는 고객을 ‘변화를 받아들이는 정도’와 ‘타인의 도움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그리고 각각의 고객 유형은 변화와 도움에 대한 서로 다른 선호도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변화에 대한 열망이 강하지만 자기 스스로 해결하기를 원하는 고객은 ‘탐색자’로 분류된다. 이들은 인터넷 사이트와 관련 잡지를 살펴보고 구매에 임하며 혁신적인 제품을 좋아한다.
반면에 안정성을 추구하면서 자기 스스로 해결하기를 원하는 고객은 ‘일관주의자’라 불린다. 자기 스스로를 믿고 변화를 거부하는 이들은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을 들여 물건을 구매한다. 세 번째, 안정성을 추구하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고객은 ‘위탁자’이다. 이들은 구매에 관한 많은 일들을 타인에게 위탁한다. 끝으로 변화에 대한 열망도 강하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고객을 ‘협력자’로 분류한다. 이들은 전문가들을 선호한다.
책의 후반부에서는 각각의 유형별로 야후, EMC, 솔렉트론, UPS 등 다양한 성공 기업의 사례 분석을 통해 고객유치전쟁에서 승리한 기업들의 핵심성공요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장이나 고객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고민하고 있는 실무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동현(가톨릭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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