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괘가 우리 역사의 일부분이 된 사례도 있다. 5·16 거사일은 작고한 역술인 지창룡씨가 잡아줬다. 조선 명종 때 점복가 남사고의 점괘에 따라 선조와 광해군이 왕통을 승계한 사례도 있다. 남사고는 임금의 적자가 없어 후계가 애매할 때 차기 왕기가 한양 사직동과 원주 남쪽에 있다고 예언했다. 사직동에는 선조의 부친이, 원주 남쪽에는 광해군의 조부모가 살았던 것이다.
새해 점쟁이들은 점칠 일이 많아 신이 날 법하다. 상반기엔 월드컵이, 하반기엔 대선이 있다. 정초에는 대입에 초조한 부모들로 문전성시다.
점 보는 이, 점 치는 이 모두 아는 한가지 사실은 다 맞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세기의 점쟁이로 불렸던 미국의 진 딕슨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이오시프 스탈린, 존 F 케네디의 죽음은 맞혔지만 지미 카터의 대통령 재선, 로마 가톨릭 교황제 종식 등의 예언은 틀렸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점 보는 마음보다, ‘앞으로 어떻게 할까’ 계획하는 마음이 필요하지 않을까.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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