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보석]'로맨틱 룩' 컬러스톤의 유혹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31분

좋아요: 개

지난해 열린 이탈리아 비첸자 보석쇼에는 핑크 사파이어, 핑크 토르말린 등과 같은 핑크, 레드 계열 컬러스톤이 대거 등장했다.

이 쇼가 앞으로 수년 동안의 보석 트렌드를 보여주는 세계 최대 규모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 세계적인 ‘컬러스톤 붐’을 한눈에 예견하게 된 셈이다. 컬러풀한 각종 보석류 가운데서 붉은색 컬러스톤의 인기가 높았던 이유는 이번 시즌 유행 패션 코드인 ‘로맨틱 룩’과 잘 매치되기 때문. 페미닌한 디자인의 의상과 열정적인 붉은 색 보석의 조화가 화사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를 냈다.

미국 유행색협회 CAUS(Color Association of US)에서 발표한 이번 겨울의 유행 컬러 또한 붉은색 계열의 주홍색이었다. 이와 함께 파랑, 초록 등 선명한 원색류가 함께 유행 예감색으로 꼽혔다.

미국 애리조나 투손의 광물쇼에서도 유색 보석의 물결이 감지됐다. 이곳에서는 파라이바라는 보석 특유의 네온 청록색이 화두가 됐다. 파라이바란 브라질의 한 지방 이름으로 이 보석이 1989년 처음으로 발견된 곳.

투손쇼는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1년 전부터 근처 호텔의 쇼 시즌 예약이 꽉 차버린다는 세계 최대의 원석쇼다.

세팅되지 않은 원석을 보석 업체 및 업자들이 대량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뜨는’ 아이템은 성공할 확률이 90% 이상이다.

보석 전문가들은 대개 100여종의 광물을 보석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공, 상품화되는 품목은 5분의 1에 불과한 20여종뿐이다. 게다가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진주, 비취, 오팔 등 ‘7대 보석’을 제외한 나머지는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것이 사실. 일부 고객들은 “이게 돌이지 보석이냐”고 비웃기도 하고 너무 쉽게 ‘준보석’으로 치부하기도 한다.컬러스톤의 유행은 이 같은 선입견을 깨고 유색 보석을 대중화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7대 보석’ 가운데 각각 무색, 흰색이 트레이드마크인 다이아몬드와 진주도 다양한 색상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질소, 철 등 화학성분의 함유량에 따라 색상이 달라지는 다이아몬드나 자라는 지역의 염도와 조개 종류에 따라 다른 빛을 내는 진주도 옐로, 핑크, 피치, 라벤더 등 다양한 파스텔톤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음이 이를 입증한다.

장성희 불가리코리아 과장·GIA 공인보석감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