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 스님 서른 분을 인터뷰한 글 모음집이다.
그러나 익히 보아오던 이름높은 큰 스님이 아니라 법랍 삼사십년 된 중진급 스님들이다. 그 내용과 틀의 탄탄함으로 불교계의 명망높은 잡지로 자리매김해 온 월간 ‘해인’에서 1995년부터 ‘호계삼소’라는 제목으로 저자가 써 온 스님 탐방 기사들이다.
책에 등장하는 스님들은 대중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스님들이지만 저마다 처한 자리에서 다양한 원력을 실천하고 있는 분들이다.
전통적인 참선 수행의 길을 오롯이 지키고 있는 명진 스님, 경학연구와 역경에 매진하는 혜국 스님, 다도(茶道)를 복원 해 차문화를 펼치는 선혜 스님, 부처님의 마음을 담아 보려고 연꽃 사진을 찍는 동욱 스님, 고려대장경의 전산화를 이룬 종림 스님, 농사를 중심으로 한 사찰 공동체 및 지역공동체 운동을 하는 현각 스님들이 주인공이다.
다양한 성격의 스님들이 전해 주는 말씀에 따라, 혹은 저자의 감성과 마음에 포착된 바에 따라 이 시대 불교 수행자들의 모습이 조심스럽게 전해진다.
5년간 수행자들의 삶을 엿 본 저자는 ‘그들의 삶은 출가의 비롯됨이 어떠했든지 간에 존재의 뜻은 중생에 회향되어야 한다는 신념과 의지의 실천 현장이었다. 봐라, 꽃이다!.
그들이 껴안으려는 중생도 한꺼풀 무명만 벗으면 모두 본래 청정한 부처요, 그런 믿음을 처처에서 실현해 나가는 그들도 모두 부처였다. 보았더니 모두 꽃이었다’고 말한다.
<허문명기자>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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