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새음반을 내놓을 가수들의 화두는 ‘월드컵 피해가기’다.
5월말 개막하는 월드컵이 신곡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리는 ‘대형 악재’인 만큼 이 시즌을 어떻게 대비하느냐가 흥행의 핵심 변수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월드컵 기간 중 음반의 홍보 창구인 지상파 방송 3사의 오락 프로그램이 축소되는 점도 가수들에게는 ‘나쁜 뉴스’다.
우선 1∼3월에 대어급 가수들의 새 음반이 집중돼 있다. 새 음반의 라이프 사이클이 3개월이 안되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3,4월이 상반기 새음반의 마감시한. 이에 따라 시한을 못 맞출 가수들은 아예 ‘월드컵 효과’가 가시는 초가을에 새음반을 내놓을 계획이다.
신승훈 박지윤 ‘핑클’ ‘코요태’ 등은 모두 1, 2월에 음반을 낸다. 1월말 발표 예정인 신승훈은 19, 20일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소규모 콘서트 형식의 쇼케이스를 펼쳐 사전 붐을 조성할 계획. 신승훈측은 “수록곡 ‘애이불비(哀而不悲)’ 등이 애처로운 발라드여서 월드컵의 들뜬 분위기가 조성되기 전에 음반 판매를 마무리할 것”이라며 전국 순회 공연도 비슷한 시기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댄스 가수 박지윤은 15일경 남성미를 컨셉트로 내세운 새 음반을 낸다. 박지윤측은 “댄스 가수여서 발라드 가수에 반해 월드컵 열기의 덕을 볼 수도 있겠지만 ‘안전 운행’을 예측하기 어려워 발표를 서둘렀다”고 말했다.
대형 여성그룹 ‘핑클’과 ‘코요태’도 2월초에 새음반을 발표한다. ‘핑클’측은 “제작이 늦어지고 있으나 월드컵 시즌을 감안해 2월 중순을 데드라인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S.E.S.’와 ‘신화’도 2월 발표를 목표로 내세웠다.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같은 회사 소속인 강타와 문희준의 솔로 새음반을 3,4월경에 내려다보니 ‘신화’ 등의 새음반도 연쇄적으로 앞당겼다”고 말한다.
반면 여름 특수를 겨냥해온 댄스 그룹들은 “월드컵 시즌이 초여름이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매번 여름에 새음반을 발표해온 그룹 ‘UN’은 이번에는 가을로 미루고 “여름 그룹의 이미지를 벗어나는 전략도 함께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댄스 그룹 ‘디바’도 마찬가지.
이에 따라 올 가을에는 월드컵 효과를 피해온 가수들과 조성모 등 매년 가을에 음반을 발표해온 가수들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 가수들은 새음반보다 월드컵 ‘공연 특수’를 기대하기도 한다. 월드컵 사전 분위기 조성을 위한 이벤트에 가수들이 초청되기 때문이다. 윤도현은 “월드컵 자원 봉사자들을 위한 지방 순회 공연 일정이 잡혔다”고 밝혔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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