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음반회사인 미국 유니버설뮤직 그룹(UMG)이 자사 상품의 복제를 원천 봉쇄한 음악 CD를 발매하기 시작, 엔터테인먼트 업체들이 그동안 골머리를 썩여왔던 ‘저작권 보호’ 문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가 6일 보도했다.
UMG가 발매를 시작한 CD는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 CD. 이 CD는 일반 오디오 기기에서는 작동되지만 컴퓨터 CD롬이나 DVD 플레이어 등 소비자들이 복제를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기에서는 작동되지 않는다.
미 주요 음반사들이 시험용으로 복제차단 CD를 판매한 적은 있으나 복제차단 CD를 상용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복제기선 작동안돼▼
UMG가 복제 차단을 위해 사용한 기술은 CD뿐만 아니라 디지털 영화, 책, 게임 등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이 기술을 DVD에 응용하면 특정 DVD를 구입한 사람의 기계에서만 가동될 수 있도록 해 제3자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케이블TV가 제공하는 영화는 아예 시청자들이 영화를 녹화하는 것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
타임스는 UMG의 복제 차단 CD 발매를 계기로 디지털 상품의 저작권을 보호하려는 생산자와 이를 ‘공유(共有)’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대립이 더욱 첨예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와 대립 심화할듯▼
미 컴퓨터 전문지인 PC월드는 시장조사 업체인 ‘웹노이즈’의 리 블랙 연구소장의 말을 인용해 “소비자들이 디지털 상품을 개인적인 용도로 복제하는 것은 저작권 침해가 아닌데도 업계는 이를 용납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릭 바우처 하원의원도 “수백만명의 미국인들이 합법적인 어떤 것을 하지 못하게 될 때 의원들은 이들의 말을 경청해야 한다”며 무단복제 차단기술 상용화에 법률적 제동을 걸 것임을 시사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