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혜암종정 사리 86과 수습

  • 입력 2002년 1월 7일 23시 36분


조계종 혜암종정 장의위원회(위원장 정대 조계종 총무원장)는 7일 혜암스님의 법체에서 총 86과(])의 사리를 수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장의위원회는 “6일 오후 2시 다비를 시작해 7일 오후 사리를 수습한 결과 큰스님의 영골(靈骨·머리뼈)에서 다량의 사리가 나오는 등 총 86과의 영롱한 오색사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장의위원회는 수습된 사리를 12일까지 생전 혜암스님이 머물렀던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에 봉안한 뒤, 13일부터 49재인 내달 17일까지 해인사 대적광전(대웅전)에서 친견법회 형태로 일반에 공개하기로 했다.

93년 성철종정이 열반했을 때는 110과가 나왔고, 71년 청담스님 8과, 83년 탄허스님 13과, 같은 해 구산스님 53과가 나온 바 있다.

하지만 한국 근대 불교의 거봉인 용성선사와 경봉선사는 사리를 남기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20세기초 한국 불교계의 큰스님으로 존경받았던 경허스님은 ‘진리는 눈에 보이는데 있지 않다’며 제자들에게 사리 수습을 못하도록 했다. 고승이 아닌 불교 신도의 몸에서도 사리가 나온 경우가 있었다.

석가모니 열반 후에는 8곡(斛) 4두(斗)나 되는 사리가 나와 이를 8개 국가에 분배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불교계에서는 “사리의 많고 적음으로 스님의 법력과 수행을 판단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지만 상당수의 신도들이 사리를 성물(聖物)로 경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오명철기자 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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